봄이를 키운 팔할은 누군가의 "배려" 였다

나는 그저 운이 좋았다

by 요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사회적으로 '임신'에 대해 논하는 것은 아직도 매우 어렵다.


'임신'에 대한 이야기를 개인이라는 작은 단위로 가지고 들어오면 결국 누군가의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배려와 도움을 아낌없이 받을 수 있었던 나는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임신과 출산 이야기를 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경력단절""불합리한 처우"이다.


그리고 이 주제는 참 논하기가 어려운데,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와 나에게 닥쳤을 때 그 무게가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자의 시선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단호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나에게 닥쳤을 때를 생각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사회에서의 정책과 회사에서의 인력 조절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나에게 지워지는 무게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참 운이 좋았고,
주변 많은 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임신 초기만 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배려와 도움이 필요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나만 그 변화에 잘 견뎌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16주쯤 봄이의 포지션으로 인해 안정이 필요해지면서 활동을 자제하고 누워 지내야 했는데 그때부터 출산을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 회사의 배려를 참 많이 받았다.


코로나가 종식되었음에도 직장에서의 배려로 재택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버거운 출퇴근을 피할 수 있었다.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로 참 바쁜 나날이었지만 부서원들의 배려로 지금까지 봄이와 무사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만약 이런 배려와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리고 지금 누군가에게는 이런 배려가 절실할 거라 생각한다.


돌아보면 임신 기간 나를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모두 누군가의 "배려"였다.


남편의 배려

직장에서의 배려

부모님의 배려

친구들의 배려

거리에서 만난 누군가의 배려


어쩌면 당연하지 않았을 배려.


이 감사한 마음을 기억하고, 언젠간 나도 누군가에게 이 배려들을 꼭 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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