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케어에 2,000만원입니다만
예외 없는 철저한 자본주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시기에 따라 해야되는 일들이 꽤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분만 병원을 알아보고 조리원을 결정하는 일이다.
조리원 몇 군데를 조회하다 보면 결혼할 때 느꼈던 것과 아주 비슷한 민낯의 자본주의와 마주하게 된다.
방 크기에 따라, 포함된 마사지 횟수에 따라, 조리원의 위치 그리고 각각의 특장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인생에 한 번 뿐"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예산은 끝도 없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차량을 구매할 때의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조금씩 조금씩 급을 올려가다 보면 어느새 억대의 차량을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듯 조리원도 예산을 확실히 정하지 않으면 조금씩 조금씩 예산이 늘기 십상이다.
조리원마다 공지하고 있는 2주 가격에는 보통 2회 내지 3회의 마사지만을 포함하기 때문에 마사지 횟수를 늘릴 경우 평균 200만원 ~ 300만원까지도 예산이 늘어날 수 있음을 알아두어야 한다.
조리원도 그만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만큼 역시 그들만의 세상, 하이엔드 조리원도 존재한다.
조리원 2주 대략 1,500만원 ~ 2,000만원 정도 하는 곳들인데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저런 곳은 어떤 사람들이 갈까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임신 5주차에도 예약이 힘들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역시 하이엔드는 타겟층이 분명하고, 공급이 있다는 건 그만큼의 수요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대학 동기의 인스타 게시글에서 그 조리원 후기를 보게 됐다.
(역시 임신 5주차에도 예약이 힘들다는 말이 사실인가보다)
과연 자본주의가 적용되는 곳이 조리원 뿐일까.
아니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
어느 부모에게나 제일 소중할 아이를 태울 유모차도 가격에 따라 철저하게 브랜드와 급이 나뉘고,
분유통, 손수건 조차도 가격에 따라 좋은 브랜드가 있으며,
아기들을 위한 교구 프로그램마저 20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주변 부모들의 이야기에 흔들리며, 좋다는 것만 무한정 따라가다 보면 모든 면에서 예산은 확 올라가게 된다.
유모차 뿐 아니라 모든 육아용품이 그럴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다 돈이라더니 임신의 순간부터 마주하게 되는 자본주의라니.
새 생명을 기다리는 낭만과
차가운 현실을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