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눕 수다 중 유레카
봄이의 포지션 때문에 종일 누워 지내던 때였다.
외출은 꿈도 꿀 수 없어 우리 집에서 편히 누워 수다가 가능한 친한 친구 한 명을 집에 초대한 적이 있었다. 같은 업계에 있기도 하고, 많은 면에서 나와 비슷한 친구라 누워서도 우리는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임신 후 겪게 되는 몸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다.
임신 후 겪은 몸의 변화는 임신 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신비했는데,
하나의 예로 임신 중 피부가 전반적으로 어두워지거나, 임신선이 생기거나, 혹은 신체 일부가 (겨드랑이 등) 어두워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에도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멜라닌 색소 양이 많아지나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는데, 이는 상당히 많은 수의 임산부가 실제로 겪는 증상이었다.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등의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는데 이로 인해 멜라닌의 분비가 자극되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게스테론은 피부색을 어둡게 하는 데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진하게 색소가 침착된다거나 피부가 어두워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신체적 변화의 배경에는 나중에 태어난 아기가 엄마의 젖을 더 잘 먹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신생아는 색깔 구분을 잘 하지 못하고 시력이 좋지 않다)
이 말을 듣고 진지하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임신 중 일어나는 모체의 신체적 변화는 거의 대부분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문득 임신을 겪으면서 엄마의 몸에 신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있었다.
임신과 출산을 더 이른 나이에 겪어야 하긴 하지만 임신과 수유 자체가 위험요인을 낮춰주는 경우가 있었다.
바로 난소암의 경우인데 난소암은 조기 발견과 예방이 쉽지 않은 암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여러 가지 위험요인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위험요인이 바로 "배란"이다.
월경을 하는 동안에는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배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녀를 낳지 않은 경우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질환이 그렇듯 '반드시'란 없다. 그저 통계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무튼 우스갯소리로 친구와 나눈 이야기이기 때문에 임신이 나한테도 좋은 점이 있긴 하네?! 하고 우리는 웃어넘겼다.
누군가는 말한다.
뱃속에 또 하나의 생명을 품고 2개의 심장이 뛰는 경험을 인생에서 한 번은 해보고 싶다고.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정말 신비로운 경험이긴 하다. 특히 태동이 느껴지면서부터 더욱 그렇다.
꿀렁꿀렁 움직이거나 강한 발차기가 느껴질 때마다 내 안의 또 다른 존재를 느낄 수 있어 신비롭고, 무언가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곤 한다.
하지만 자궁의 부피가 40배는 커지고,
혈액량은 35-40%가 늘어나며,
그에 따라 심박수도 15-20%가 늘어나는 만큼
뱃속에서 또 하나의 심장을 키워내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권장하는 영양제를 잘 챙겨 먹고, 나 자신의 건강과 안녕을 1순위로 두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침 점심 저녁 영양제를 빠짐없이 챙겨 먹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