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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진 Oct 22. 2023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

왜 서울일까? 땅과 집값 그리고 도시의 불평등

제목부터 참 재미없는 책 한 권을 최근 완독했다.


제목 하여 '땅과 집값의 경제학'.

영국의 땅과 집값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역사적 배경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땅의 가치와 역할이 변화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땅의 가치, 즉 땅값은 상승해 왔고 이는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연합뉴스 기사 발췌


영국의 상황을 분석한 책이었지만 '서울'이라는 도시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에 통하는 부분이 꽤 많았다.


최근 있었던 부동산 상승장에서 누구는 환호하고, 또 다른 누구는 박탈감을 느꼈다. 끝을 모르고 오르던 집값의 핵심은 바로 "땅"이다. 땅 위에 지어진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고 흘러간 시간을 반영하듯 낡아지기 마련이지만, 그 근본인 땅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땅은 그 자체로 '위치'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그 위치가 가지는 지리적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아주 쉽다.


바로 희소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희소성', 수요와 공급 법칙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땅의 가치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정해지는데 그중 공공서비스와 근처 사유지의 용도에 따른 파급효과는 생각해 볼 만하다. 서울에서 집값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살기 원하는 지역을 떠올려보자. 


가장 쉽게는 지하철 노선을 따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만약 바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내가 어디 살고 싶은지 생각하면 쉽게 답을 알 수 있다. 아마 대부분 2호선, 9호선, 혹은 3호선 정도를 꼽을 것이다. 해당 지하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서울 내 주요 서비스로의 이동이 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근처 사유지의 용도와도 연결되는데 2호선, 9호선, 3호선 라인을 따라 사유지의 가치가 높은 경우가 많다. 흔히 서울 내 3대 업무지구라고 말하는 강남, 여의도, 종로는 모두 2호선, 9호선, 3호선을 통해 접근 가능한 곳들이다. 


누릴 수 있는 공공서비스가 많고, 근처 사유지의 용도가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일수록 그곳을 향한 인구밀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범위를 조금 넓혀 우리나라 전체를 보면 어떨까.


누릴 수 있는 서비스와 근처 사유지의 용도를 동일하게 살펴보면 서울만큼 고도화되어 발전된 곳이 없다. 이 지점이 바로 '불평등'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아래는 한 다큐를 보며 기억에 남았던 20대 누군가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이다.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올라와 정착하는 경우 서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비용이 꽤 되는데, 서울에서 태어나면 일단 주거가 해결되기 때문에 인터뷰 중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울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부럽죠.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는 많은 고급 일자리를 각 지방으로 보내버리고 있는데 건너 건너 들어보면 그 효과는 상당히 미미해 보인다. 이러한 정책의 핵심은 서울에 집중된 것을 분산시킨다는 것인데 들어보면 결국 기러기 아빠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주말이면 도시가 유령화 된다고 한다.


나만 해도 가족, 친구들이 모두 서울에(수도권 포함) 있기도 하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다른 도시로 이동할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다른 이들도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이루면 된다는 뜻의 속담이다. 속담에서조차 '서울'이 언급된 것을 보면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된 지금의 상황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듯하다.


하지만 책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도시의 집중화는 배제된 사람들의 수를 증가시키고, 이는 불평등의 문제와 연결되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나도 전문가는 아니기에 이러한 도시의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명확한 답안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 정책과 GTX 광역철도망 신설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서울에 살고 싶으니 참 어려운 문제인 건 분명하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되는 걸까?




조시 라이언-콜린스, 토비 로이드의 [땅과 집값의 경제학]을 읽고 든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최근 보게 된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된 단어가 바로 '불평등'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자산의 소유 여부에 따른 격차, 그리고 도시 집중화에 따른 불평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자산은 소유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이왕이면 서울로 가는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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