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여덟 번째, '본능'과 '의지' 사이에 '현명함'이 있다.
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늘 어렵다. 아무래도 난 겁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잘하고 싶은 일엔 더더욱 나서지 않는 스타일이다. 겪어봐서 알지만 잘하고 싶은 일에 실패했을 때의 그 참담함은 정말 견디기 어렵다. 완벽하게 하고 싶지만 이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한참을 고민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그러면 안 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과연 행복할까? 그것도 아니다.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자기 혐오감에 빠져 허우적댄다. 회피는 역시나 좋은 선택지가 아닌 듯하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수많은 과정 속에서 고민하고 결정하며, 결국 어느 쪽이든 힘들 가능성이 많다.
나의 경우에는 실패를 겪다 보니 계속 움츠려 들고, 나태해지고, 결국 행동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뇌 과학은 말한다. 뇌의 본능에 전적으로 따르면 안 된다고. 우리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뇌의 본능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도, 그런 뇌를 잘 써먹을 수는 있다고 김 교수님은 말한다.
결국 '본능이냐 의지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자유의지는 있는 걸까? 있다면 자유의지는 왜 이렇게 유지하기가 힘든 걸까? 뇌는 왜 이렇게 힘이 센 걸까? 왜 뇌의 본능대로만 살면 행복하기보다 죄책감이 드는 걸까?
정말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확실한 건 때로는 본능의 직관을, 때로는 의지의 통제력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함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직관적이면서도 신중하게, 그리고 결정했다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자. 창의성도 '행동'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내 무거운 엉덩이와 머리를 좀 가볍게 해야겠다.
내가 정재승 교수님의 <열두 발자국>, 김대수 교수님의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에서 공통적으로 읽어낸 키워드는 바로 '행동'이다.
그런데 이제 신중함을 곁들인...
나에게 너무 필요한 단어다.
'행동'
행동하자.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결과가 잘 나오면 당연히 좋겠지만, 결과가 잘 안 나와도 나중에 회상하는 순간 속 시원히 웃고 있을 나 자신이 떠오른다.
나처럼 머리가 무거워 턱을 괸 채 고민만 하는 사람들에게 뇌 과학 책을 추천하며 마무리하겠다.
생각은 그만하고 편한 밤 되시길!
(왠지 프란츠 카프카의 <법 앞에서>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궁금한 사람들은 함께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