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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겸 Oct 22. 2021

우리 시대 혐오를 읽다(2018)

성찰하지 않는 심판자

* 인상 깊은 구절을 갈무리해놓은 게시글입니다 *


"개인적 행동으로서의 혐오는 내가 받은 상처를 적절하게 표출할 수 없을 때, 비정상적으로 표출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저는 이를 두고 '고통의 치환'이라고 표현합니다. 일종의 '묻지 마 화풀이' 같은 거죠. 여기서 '묻지 마'라는 말이 '아무나'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심리적으로 낙인찍힌 대상에 대한 화풀이입니다. 자기의 고통이 저들 때문이라는 피해 의식을 동반하면서 말이죠. (...) 고통은 때로 외침이 되고 때로 폭력이 됩니다. 문제는 이게 특정한 대상으로 향할 때입니다. 참다가 다른 누군가에게 쏟아내는 거예요. 그 대상은 주로 사회적 약자입니다. 이게 바로 혐오의 매커니즘이에요." p43 (김진호)


"사회는 그런 이들이 생기는 걸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범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더 약자에게 폭력을 휘두루는 이 사람의 위악적 행동을 심판하는 역할을 해요. 즉 사회 자체가 '성찰하지 않는 심판자'가 되는 거죠." p44




"자기만의 언어를 갖지 못한 사람"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사회의 문제가 되었을 때 인류가 취해온 대표적인 방식이 '희생양'을 만드는 겁니다. 집단적 혐오의 대상을 없애는 거예요. 고대 그리스에서도 있었고,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현상이죠."

- 이찬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 교수)


"저는 이렇게 표현해요. 혐오는 가랑비다, 라고요. 그 안에 있으면 계속 젖어요. (...) 젖은 옷을 말리지 않으면 어느 순간 푹 젖게 돼요. 혐오라는 가랑비에 젖은 옷을 말린다는 것은 내 위치에 대한 성찰을 말합니다. 내가 어떤 집단으로부터 대상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를 대상화하는 특권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고민해 봐야 해요." - 김홍미리(여성주의 연구 활동가)


"우리가 혐오 표현에 대응하고 이를 없애려 노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입니다. 갈등이 없는 집단은 없어요. 그러나 이것이 대화와 설득의 방식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혐오로 표출될 때 그 공동체의 미래는 반문과 폭력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습니다." - 박미숙(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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