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lolife Jan 26. 2021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

아이고 우리 아기 앉으려고 하는 거야?

아이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려고 핸드폰을 켜고 사진 앱을 누르는 순간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 메시지가 뜬다.


'휴, 어젯밤에도 사진 백업한다는 걸 깜빡했네.' 

급히 서둘러 이전에 찍었던 동영상을 지운다. 이미 찍을 타이밍은 놓쳤다. 


이전에는 사진 저장 공간을 자주 비울 일이 없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동영상과 순간 포착을 위해 두 아이들의 사진을 찍다 보니 핸드폰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집에서 파일 저장을 위해 NAS를 사용 중인데, 그냥 핸드폰 앱을 켜서 백업만 시키면 되는데, 아이들 돌보는 중에 그거 하나가 어렵다. 매번 백업해야 한다는 생각을 까먹어서 문제다.




아이들의 찰나의 순간은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난다. 아이들의 밝게 웃는 모습, 우는 모습, 떼쓰는 모습, 다양한 표정과 대근육 발달로 날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모두 찍고 싶은데 자꾸 핸드폰 용량이 방해를 한다.


시간을 들여 사진을 정리하고, 핸드폰의 용량을 많이 줄이고 '아~ 이제 저장공간 많으니 당분간은 괜찮겠군.' 하고 안심하지만 일주일도 가지 않아 또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라고 뜬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진들을 찍어 아이들을 담으려고 하는 거지? 대부분 비슷한 사진으로 보이지만 내 눈엔 아이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사진이어서 삭제할 사진을 고르지만 결국 매번 모두 남기게 된다. 


아이들이 둘이다 보니, 오전에 한 아이가 일어나 놀아서 사진을 찍다가 저장 공간이 다 차서, 다른 아이의 하루를 못 찍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너희들 하루 모든 순간을 눈에만 담기 아쉬워 많은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는다. 너무 많은 사진들이라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는 것도 한참 걸릴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매일 사진으로 기록을 한다. 핸드폰 사진으로는 모자라서 DSLR 카메라와 액션 카메라까지 총 3대의 카메라로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


태어나 한 번도 사진관에서 제대로 찍은 사진은 없지만, 엄마가 정성을 다해 너희들의 하루를 남긴다. 

아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오늘도 뷰 파인더에 비친 너희들의 일분일초가 너무 소중했어. 
너희들이 잘 자라서 너희를 바라보는 엄마의 행복한 모습도 찍어주길 바래.




커버 사진 출처 : Photo by Laura Chouette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치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