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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Jan 27. 2021

나를 엄마라고 불러주었을 때 나는 너에게 꽃이 되었다.


음마!



아기 1호가 갑자기 엎드려서는 "음마, 음마"를 외친다. 지금 '엄마라고 한 건가?'

'음마'인가 '엄마'인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나를 부르는 건가, 그냥 아무 말이나 하는 건가 하고 긴가민가 했다.

엄마라는 말을 이제 아는데 아직 발음을 하지 못한 건지, 아니면 아이들이 가장 쉽게 처음 할 수 있는 말이 "음마"여서 자신을 낳은 사람을 엄마라고 부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알 수 없는 말인 "음" "어" 이런 말만 하다가, 처음으로 "음마, 음마" 같은 단어를 소리 내는 아기 1호를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내가 비로소 이 아이가 인정하는 엄마가 된 것인가?

네가 '엄마'라고 불러주었을 때 나는 너에게 엄마라는 꽃이 된 것 같다.


"응~ OO아, 지금 엄마 부른 거야?" 하고 나도 아기 1호의 이름을 부른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아기 1호는 내가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다가도 나를 쳐다본다. 내가 미소를 먼저 지으면 따라서 미소를 짓는다. 우리가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

네가 나를 불러주고,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는 때가 오다니.


우리 아기 1호 이렇게 자라서 나를 엄마로 성장하게 해 주다니 아기를 갖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벅차오름이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내가 힘들게 만난 아기들이 성장하며 펼치는 개인기에 벅찬 감정으로 기분이 한껏 들뜬다. 하루에도 몇 번씩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많지만, 아이가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모든 힘들었던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엄마'로서 살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아이들 때문에 마음 졸일 일, 속상한 일이 있다고 하여도 지금 이 감정을 잊지 않고 이겨내야겠다.


아이가 나를 처음 부른 날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라 필사를 했다.

아기 1호야, 나는 너에게 든든한 엄마 꽃이 되고 싶다.
너의 엄마가 되게 해 준거 너무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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