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겨울방학과 남편의 휴가 기간이
겹치는 1월의 한 자락은, 1년 중 내게 가장
혹독한 기간이다.
그 기간 내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남편이 보인다. 밥 때가 넘어가 배고파지면 예민함이 돋고
육아일상 속에서도 오차없는 정갈함을 바라며
아이들 들여다보는 시간보다 어쩐지 핸드폰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긴 것만 같은 남편.
그리고 오른쪽과 왼쪽을 넘나드는 쌍둥이들이
있다. 잠들어있지않는 동안은 끊임없이 내게
무언가 요구하거나 잠잠할 틈이 없는 에너자이저들.
쏟아지는 집안일들과 연이어지는 삼시세끼,
까다로운 남편 등쌀과 늘 소란스러운 쌍둥이들 틈에
있다보면 하루 중 나를 위한 다만 몇 분은
있기나 하는걸까, 싶은 마음에 어느 때엔
분노를 넘어서 서러움이 목까지 차오른다.
급식처럼 시간에 맞춰 점심만 차려주고
도망치듯 산책길로 나왔다. 군고구마 한 봉지와
커피만 손에 든 채.
산책길 위 좋아하는 스팟에 자리를 잡고
정신없이 군고구마 껍질을 까서
입에 우겨넣어 두어개쯤 먹다보니
그제야 손톱에 새까맣게 낀 그을음이 보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손톱에 때가 끼든 말든, 일단 군고구마는
맛있게 먹고보자는 주의인 내 옆에,
아이들이 흘리는 조각조각들마저도
미리 경계하는 성향의 남편이 있으면
또 뭐라고 할 지 잠시 생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오롯이 혼자 마음 편하게 먹는 밖에서의
군고구마 한 입이 이렇게도 달콤할 일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