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으로, 새벽의 시간을 떠도는 사람에게
밤은 유독 길기만 하다.
다른 가족들이 깰까 봐 숨죽여, 안 읽히는 책장을
넘겨보던 여느 밤과는 달리 어제 새벽엔
책장 정리를 했다.
잠 못 드는 새벽녘에의, 책장 정리라...
마음이 부산스러울 땐 자고로 생각이 파고들
틈이 없도록 몸이 바빠야 하건만.
이번엔 심난함의 강도가 다소 셌나 보다.
책장 정리를 하다, 무심결에
눈에 들어오는 책 몇 권이 있었다.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
너에겐 별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무심하게
고개를 빼꼼히 내밀던 책.
책장 따위 넘겨볼 마음도 없었으면서
괜한 책을 꺼내서 책상에 던지듯 하였다.
뭐래.
'선을 넘는 사람이 매번 성공한다...'
매번 선을 넘는 사람,
무례하게 훅 치고 들어오는 사람,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강요 아닌 강요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아 성찰의 시간이란 게
있기나 하는 걸까 문득 억울해졌다.
내가 아는 범주 내에서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은
적어도 그 적정 선이라는 것에 대한 인지가 분명하다.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내가 널 생각하니까 하는 말인데...'
'내 상식으로는 말이야...'
이런 화법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 중에
선을 인지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자기 자신이 늘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무례함은 예의이고,
간섭은 배려이며,
강요는 존중이다.
그런데도 늘 마음이 들끊는 쪽은, 선을 침범당한 쪽이다.
"오늘도 넌 안녕하니?"
동이 터, 가까스로 잠이 들 무렵
끊고 맺음도 늘 일방적인 그 안부 앞에서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해 보지만...
부스스 깨어난 아침, 정작
이 아침이, 상쾌하다!
인사를 건네는 쪽은 선을 넘고도
또 아무것도 몰랐던 쪽이다.
선이 문제가 아니라 둔감력이 문제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