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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Mar 20. 2024

대화의 실종

16일 차

평소에 원래도 말이 별로 없고

듣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묵언수행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재미있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입근육을 안 쓰다 보니 발음이 뭉개진다.

꿈에서 말이 많아진다. 근데 기억은 안 난다.

운동할 때 기합 넣는 게 어색하다.

합! 합! 슈! 등등

호흡이 중요한데 숨 쉬는 타이밍을 놓친다.


필요한 말만 압축해서 하게 된다.

궁금한 것이 많아져서 더 관심 있게 경청한다.

무언가 하게 되는 상황 시 빠르게 집중한다.

다만 그만큼 휴식시간도 필요하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며

대화의 홍수 속에 빠져 살고 있다.

잠시나마 구명조끼를 입고 조금 떨어져서

헤엄쳐보니 느껴지는 것이 많다.


고난의 기간이 길어지는만큼

신은 당신을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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