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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티바람 Mar 27. 2024

제발 이상한 메뉴 시키지 마세요

21일 차

시골 카페에서 일을 도우며

2주살이를 하고 있다.

일단 아침은 카페 청소부터 시작한다.


다행히 손님은 많이 없으나

커피와 라떼 말고는 다른 메뉴에 대해

문외한이라 일단 레시피를 보면서

천천히 만든다.


라떼아트고 나발이고 없다.

나름 자격증도 있지만 다 까먹었지.


고구마라떼 인삼라떼 바나나라떼

등등 냉장고 세 개를 열고 닫고

나 혼자 땀 뻘뻘

과연 맛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령한다.


하긴 시골어르신들이 달달한 거 먹겠지

씁쓸한 아메리카노를 먹겠냐만은

한참 동안 메뉴를 훑어보시는 손님 앞에서

평정심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입은 웃고 있지만 동공은 떨리고

마음속으로는 아메리카노 시키세요.


이빨 썩고 살쪄요.

다들 아메리카노로 통일하세요.


그래놓고 나는 바나나라떼에 샷 추가...

노래 선곡은 콜드플레이 누구보다 차갑게.


20대 때 카페 알바해볼껄 살짝 후회 중

막일과 밤일에 지쳐서

카페는 그저 만남의 장소였을 뿐인데.


내일은 감자 심으러 도망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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