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이사 온 오래된 아파트에서
일상이 흔들리고 상처받고
스탠드 불빛 하나에 의존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조용한 거실, 큰 소파 한 구석에 앉아
생각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
날로 나의 고독력은 레벨업 중이다.
짐을 나르다 바닥이 찢어져도 신경 쓰지 않고
땀이 뻘뻘 나는 한증막 같은 거실에서도
손바닥 만한 선풍기 하나로 버틴다.
버티는 게 아니라 바라본다.
에리히 프롬인가 칼 융인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을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하였다.
전자는 막을 수 없는 동물 같은 본능이고
후자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성의 영역.
현재 내 일상을 나 스스로가 사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방구석에 앉아 이렇게 읽고 쓰고 생각하며 말이다.
고독력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지만
부정적인 잡생각 속 묘수를 알려준다.
해야 할 생각을 던져준다.
티셔츠, 후드티, 가디건 등등
옷은 어떻게 접어서 보관해야 하지?
다 갖다 버리려고 했던 마음이
조금 누그러들었고 옷 접는 영상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