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엄마의 겨울 옷은
테트리스 같았다.
얇은 내복에 긴팔에
깔깔이에 숏패딩과 롱패딩
그리고 목도리와 모자까지
날이 추워지면 한 줄씩 늘어나는
테트리스처럼
옷들을 온몸에
차곡차곡 겹치고 쌓아 올렸다.
실제로 엄마는 내가 어릴 적에 하던
게임기를 가지고 테트리스를
즐겨 하곤 했다.
마지막 스테이지를 깨는 모습도 보았다.
문득 보게 된 지나간 겨울 속
엄마는 반들반들한 패딩을
세 장이나 빼곡하게 입고 계셨다.
나는 늘 잔소리처럼 말했다.
따뜻하게 입는 것보다
따뜻하게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일러비를 안 끼겠다는 일념 아래
기어코 최저온도로 생활하는 모습은
매년 겨울 내내 나의 잔소리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
이제는 내가 잔소리할 사람도
나의 잔소리를 들어줄 사람도 없다.
내 겨울은 조금 더 조용해졌고
대신 어느 날보다 추운 날들을
테트리스처럼 묵묵히 쌓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