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하루, 살아내는 하루
이별은 끝이 아니었다.
일용이를 떠나보낸 후, 내 하루는 무너져 내렸다.
식사도, 대화도, 일상도 모두 멈춘 채
그 아이의 흔적만 바라보았다.
창가의 햇살이 머물던 자리,
내 잠들던 자리의 발치,
식탁 밑 구석…
어디에나, 아직도 일용이가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건
죄책감이 아니라 무기력함이었다.
울어야 할 타이밍조차 놓쳐버리고
그저 멍하니 하루를 견디는 날들이 이어졌다.
누군가의 위로조차 버겁게 느껴져
“그냥 두세요 “라는 말만 속으로 반복했다.
딸아이는 엄마가 무너지는 모습을 처음 봤을 것이다.
그래도 아이는 조용히 내 손을 잡아주었다.
말 대신 눈빛으로 전해오는 위로.
‘나도 힘들지만, 엄마가 더 아파 보여.’
그 작은 눈빛에 나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함께 키우던 다른 고양이들도 변해갔다.
밥을 먹지 않고 구석에만 웅크리고 있던 그 아이들.
작은 몸으로도 그리움을 표현하는 모습에
나는 더 크게 무너졌고 또 한 번 다짐했다.
‘다시 살아야겠다고.’
감정은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울었고,
매일 후회했고,
남겨진 고양이들을 품에 안고,
딸아이의 손을 잡고,
그렇게 숨을 쉬며 하루를 견뎠다.
그건 버틴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살아 있는 채로 고통을 안고 있던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는 것을,
그때야 비로소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