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나인가, 생각했다. 영원히 봄의 벚나무, 꼭 다문 입술에 도는 색이 떨어진 그늘에 앉아 만개한 꽃그늘을 바라보는 일. 그것만이 내가 영원히 반복할 수 있는 일.
손등을 보듯 꽃등을 보고 콧잔등을 찡긋거리는 일. 꽃이 드리운 그늘에 앉아 시간을 잊은 사람은 그늘 밖의 사람을 모른다. 바람에 흩날리는, 햇빛과 달빛에 고개를 든, 꽃을 보고 탄성을 지르는 사람을. 꽃등은 어둡고 단조롭고 실금이 가득하다. 막 깨질 것처럼 조각조각 붙은 꽃도 아닌 무엇. 누가 저렇게 공들여 손톱만 한 사금파리를 이어붙였나. 꽃등을 바라보는 일은 세월을 잊기에 좋아서 나는 이 그늘에서 나가는 법을 잊어버렸다.
혀를 잘라 꽃밭에 묻는 시를 쓴 적도 있는데
아무리 오래 꽃의 그늘에 있어도 꽃은 내게 잔뿌리 하나 내리지 않는다.
꽃도 나무도 그늘도 저 멀리 오가는 사람들도 그들이 이룬 마을과 길과 지붕과 잠들도 나와는 무관한 일. 무연한 것.
그러니 이 아름다움이 멈추지 않게 해줘. 눈을 깜박여도 눈물이 고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