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na Mar 30. 2017

너의 이름은

제주도의 오름들


제주의 오름들은 그저 바라만 보아도 사랑스럽다.

그리고 그 오름들의 이름을 알고 나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따라비,다랑쉬,새별,노꼬메,물영아리,용눈이,거린사슴,...


먼 옛날 제주사람들은 오름들을 바라보며 여기에 어울리는 이름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사슴을 닮아서, 용을 닮아서, 약초가 많아서, 유난히 높아서...

그 이름의 유래는 제각각이지만 하나하나 애정 하는 마음으로 관찰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받을게 아니라 누군가 오랫동안 나를 관찰해준 뒤에 이름을 붙여준다면 과연 어떤 이름일지 잠시 상상해본다.

음... 아무래도 딱히 좋은 말은 못 들을 것 같아 곧 생각을 접는다.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은 갈 수 있는 한 많은 오름에 올라보기로 결심했다.

오름들은 주로 중산간 지역에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주로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가끔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함께 차로 이동했다.




아부 오름


아부오름에 오르면 이렇게 밑으로 푹 꺼진 지대가 보이는데 그 중심엔 알반지처럼 동그랗게 삼나무들이 둘러져 있다. 아부오름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아부오름은 작고 낮은 오름이기 때문에 많이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예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노력 대비 보상이 좋은 오름이다.




다랑쉬 오름


오름 중에서도 꽤 높은 편인 다랑쉬오름은 이름도 높은 봉우리란 뜻의 '달수리'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오름의 정상에서는 동쪽 해안의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올라가는 동안 옆에 있는 동생 아끈다랑쉬를 계속 관찰할 수 있어서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아끈다랑쉬 오름


동글납작한 찐빵 모양의 완만한 능선이 사랑스러운 오름이다. 아끈은 '작은'이란 뜻인데 바로 옆 다랑쉬 형님 옆에선 그 표현이 맞다. 가을이면 정상 부근을 중심으로 은빛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용눈이 오름


오름의 형태는 분화구 모양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눈이 오름은 마치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용눈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오름에 올라 둘레를 따라 천천히 돌다 보면 세 개의 분화구가 물결치듯이 보이는 특유의 각도가 있다.





새별 오름


‘초저녁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같다’해서 ‘새별’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그냥 민둥 오름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그 아래에 서면 하얀 억새로 가득한 거대한 몸집이 가히 압도적이다. 마치 그 모습이 부드러운 털 결 같아서, 하얗고 거대한 그레이트 피레니즈가 순하게 엎드려 있는 느낌이 상상되곤 했다.




따라비 오름


가을이 되면 제주의 오름엔 억새꽃이 하얗게 피기 시작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억새 명소로 알려진 곳이 아마 따라비 오름일 것이다. 분화구 가득한 하얀 억새꽃들이 바람에 물결치기 시작하면 마치 오름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이 일렁인다.







글/그림 YONA

instagram.com/wheres_yona









매거진의 이전글 행원리에 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