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오후 두 번의 걷기 실패는 나에게 걷기에 대한 과불안을 더욱 부채질하였다. 수요저녁 예배가 벌써 걱정되기 시작했다.
시간 됐는데 옷 안 입어? 아내가 채근한다.
나는 차마 오늘 두 번이나 걷기 하다가 과호흡이 왔다고 말하기가 싫었다. 얼마나 걱정을 할까. 우리교회는 언덕 정상에 있다. 그래서 쉼터처럼 교회 바깥에 꾸며놓은 벤치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서 쉬었다 간다.
그냥 교회에서 한참 아래에 있는 수원천 주변에 주차하고 걸어올라갈 때도 숨이 차는데, 과호흡에 대한 과불안을 안고 있는 나로서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조여오고 호흡이 불안정해졌다.
아내는 당연히 나도 같이 교회를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차마 태워만 주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자동차에 타서 조금 운전해 대로변으로 나가자 가슴 조임이 더 심해지고 과불안에 호흡 불안정이 더 커진다. 운전을 하면서 깊은 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려니 눈치 빠른 아내가 묻는다.
힘들구나. 응.
둘 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자동차 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나는 언제까지 교회를 가지 못할 것인가. 걷기에 대한 과불안은 나를 집안에서만 지내는 얼간이로 만들어버렸다.
점심 때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조금만 걸어보자 하고 걷다가 아.아. 안되겠다. 더 걷다간 죽어버리겠구나. 하고 얼마 걷지도 못하고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겨우 집으로 되돌아 갈 땐 너무 내가 스스로에게 창피했다. 아, 나는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되었나. 나는 말하지 않으려 했던 오늘 두 번의 걷기 실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 두 번이나 그랬는데 지금 생각만 해도 벌써 그래. 그러자 아내는 자기 내려주고 교통카드만 주고 집으로 가라고 한다.
어떻게 그래. 얼마나 추운데. 늘 기다렸잖아.
나는 교회 아래 주민센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도 없이 비상약을 삼키고는 한참동안 복식호흡을 하며 호흡을 골랐다. 물도 없이 침을 모아 약을 삼키기는 처음이었다.
30여분이 지나자 호흡이 겨우 안정을 되찾는다. 아,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고민을 하며 무너진 자존감으로 아내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