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꼬리 단상 14>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도널드 밀러의 『아버지의 빈자리』 53쪽

by 봄부신 날

자기가 이 세상에 없으면

자기 가족도 무너진다고 믿으면서 크는 게 어떨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모든 아이가 그렇게 배우며 자란다면

이 세상은 완전히 딴 세상이 될 것이다.

(도널드 밀러의 『아버지의 빈자리』 53쪽)

아버지의 빈자리_표지.jpg 아버지의 빈자리_표지

아이젠하워의 부모는 아이젠하워를 포함한 자녀들에게, 너희들이 없으면 가정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네가 우리 집에 꼭 필요하다는 사실. 네가 없으면 우리 집이 무너진다는 사실, 그 교육은 아이젠하워로 하여금 늘 자신감에 넘치게 하였고, 자신이 언젠가는 중요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책의 저자 도너드 밀러는 아버지 없이 자랐다. 그는 책 전반에서 기독교적인 탐색이지만 아버지를 찾아 헤맨다. 도너드는 어린 시절, 자기만 없어지면 가족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는 가정의 짐이라고 생각했다. 단 한 번도 자기가 가족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내가 없었으면 우리 가족은 더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족이 더 편하게 살았을 텐데.”


도너드 밀러의 이 고백을 읽으면서 나는 울음을 삼켰다. 어린 시절 내 독백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도 있었고 어머니도 있었지만, 늘 불행하다고 생각했고 이 세상에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된 지금, 아이들과 더 많이 사랑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아빠에게, 엄마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함께 나눈다.


행여, 자신이 짐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내가 없어지면 우리 집이 더 행복해질 거야, 그런 생각 하지 않도록.


일등을 하든지 꼴찌를 하든지 상관없이

책을 읽든지 놀든지 상관없이

합격을 하든지 불합격을 하든지 상관없이


그런 것들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이런 사랑을 받았다면,

그런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달라져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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