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부신 날 Apr 24. 2024

(숲속의 빨간신호등) 4. 이사왔어요

환경생태동

4. 이사왔어요.   

  

쿠릉.

쿠르릉.

곰 수백 마리가 동시에 울부짖는 것처럼 땅이 낮게 으르렁거렸습니다.     


콰쾅!

쿠콰쾅!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흙이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낮잠 자던 토끼들은 빨간 눈을 동그랗게 한 채 우당탕탕 굴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치잉

치지잉

나무를 베어내는 날카로운 기계 소리가 온 산을 뒤덮었습니다. 리초는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섬뜩한 느낌에 놀라 비에 젖은 생쥐처럼 오돌돌돌 떨었습니다.  

   

쿠쿵

쿠쿠쿵

자욱한 먼지와 함께 커다란 나무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습니다. 나뭇가지에 보금자리를 지어놓고 오순도순 살던 까치 부부의 가슴도 철렁철렁 함께 내려앉았습니다. 청설모들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부지런히 도망다녔습니다.      


"엄마. 무서워. 이게 무슨 소리야?"

리초는 엄마 품을 파고들었습니다. 엄마 사슴도 벌떡 일어났습니다. 기계 냄새와 기름 냄새가 사방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무슨 냄새가 이리 지독하지?"

엄마 사슴은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동물들은 하루 종일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던 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쿵! 

나무 한 그루가 또 쓰러졌습니다. 낮잠을 자려던 따오도 화들짝 놀라 일어났습니다. 쿵 하는 소리는 바로 옆에서 나무가 쓰러진 것처럼 생생하게 들려 왔습니다. 리초도 깜짝 놀라 엄마 젖꼭지를 콱 깨물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엄마 사슴은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리초가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괜찮다. 이젠 저 소리가 우리 아이들까지 놀라게 하는구나."


푸드득.

사방에서 새들이 날아올랐습니다. 까치 한 마리가 애처롭게 울고 있습니다.

"집을 잃었나 봐."

"집만 잃었으면 다행이지."

엄마 사슴이 코를 킁킁거렸습니다.

"아마 새끼들도 같이 잃었을 거다."

엄마 사슴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소리는 점점 가까이서 들려왔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두런거리는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냄새도 더욱 지독해졌습니다. 어떤 날은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엔 리초네 식구 몽땅 냇가로 가 고개를 물 속에 처박은 채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사람들이 나타나면 숲이 망한다고 했는데……."

엄마 사슴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리초는 이제 막 맛을 들이기 시작한 부드러운 명아주 풀잎을 뜯어 먹다 그 말을 들었습니다.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네 할머니가 얘길 했지. 사람들이 나타나면 무조건 피하라고 말이야. 그게 살아남는 길이라고 했어. 여우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아예 숲을 망하게 한다고 했지."

"사람들이 우릴 잡아먹나요?"

따오가 두려운 눈빛으로 물었습니다. 얼마 전 여우를 피해 도망치던 때가 생각났거든요. 

"잡아먹기도 하지. 뿔을 잘라가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는,"

엄마 사슴이 갑자기 말을 멈추었습니다. 그러곤 먼 하늘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리초와 따오도 엄마 사슴을 따라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하늘은 흰 구름만 푸르게 담고 있을 뿐입니다.

"심지어 우리 피를 먹는 사람들도 있어."

엄마 사슴은 마치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피를 먹는다고요?"

따오도 부르르 몸을 떨었습니다. 생명과 마찬가지인 피를 먹다니,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릴 잡아먹는다고 숲이 망하겠니? 여우는 토끼도 잡아먹고 사슴도 잡아먹지만 그 때문에 숲이 망하지는 않는단다. 여우가 왕처럼 이 산을 휘젓고 다니기 전에는 호랑이나 표범, 스라소니 같은 맹수들이 많았지. 물론 우리 사슴들도 많이 죽었지만, 여우도 호랑이 앞에서는 찍소리 하지 못했단다. 호랑이 방귀 소리만 들어도 줄행랑을 쳤거든. 감히 지금처럼 휘젓고 다닐 수 없었지. 그렇지만 그 때도 호랑이는 겸손했어. 숲 속의 왕이었지만 늙어 죽으면 한갓 날파리에게 온 몸을 내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자연 세계에서는 영원한 그리고 완전히 절대적인 왕은 없는 거란다. 이 세상을 만든 분이 그렇게 질서를 잡아 놓았거든. "

리초는 엄마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 눈을 말똥말똥 뜬 채 물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왜 사람이 나타나면 피하라고 했어? 사람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왕이야?"

"아니. 왕은 없어. 돌고 도는 거지. 사람들도 죽으면 썩어 흙으로 변할 뿐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몰라. 그게 문제인 거지."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야?"

"글쎄.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단다. 그렇지만 나무를 저렇게 마구 잘라내면 동물들은 살 집을 잃게 되고 그러면 많은 동물들이 죽을 거야. 동물들이 죽으면 이 숲도 같이 죽겠지. 사람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다만 자기들도 함께 죽는다는 걸 모르고 있을 뿐이지. 어쨌든 사람들은 무서워. 여우 백 마리가 있어도 사람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한다고 했거든. 여우도 사람 앞에서는 여우 앞의 들쥐에 불과해."


리초는 여우 백 마리를 생각하자 가슴이 벌렁벌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우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라니, 생각하는 것초자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그 무서운 사람들 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도망가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따오도 얼굴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사람 하나가 여우 백 마리를 상대할 정도라면 말로만 듣던 호랑이나 곰보다 더 클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꼬리가 백 개 정도 달려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옛날에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있어서 혼자 사는 숫사슴들을 홀려 잡아먹었다고 합니다. 사람 모습을 혼자 그려보던 따오는 너무 겁이 나서 아예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소리 없이 내려앉았습니다. 쿵쿵거리던 소리도 잦아들고 산을 휘감던 고약한 냄새도 조금씩 사그라들었습니다. 이따금씩 새들의 울음소리만 훌쩍훌쩍 메아리쳤습니다. 조금 지나자 토끼들이 저녁을 먹으러 바깥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앵초와 얄라도 부지런히 식사를 했습니다. 낮에는 무서워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점심 겸 저녁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리초와 따오도 엄마 사슴과 함께 토끼풀밭으로 왔습니다. 아무래도 토끼풀밭에 와야 토끼랑 숲 속 이야기도 듣고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지금 숲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일도 전해들을 수 있고요.


그 때였습니다. 처음 보는 토끼들이 무리를 지어 맹렬하게 달려 왔습니다.

"숨어!"

무슨 일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달려온 토끼들은 토끼굴 속으로 쏘옥 들어가 버렸습니다. 얄라 아저씨는 씩씩거리며 소리쳤습니다. 

"야!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뭐 하는 짓이야!"

인사는 고사하고 얘기도 없이 남의 집 안으로 불쑥 들어가 버리는, 그렇게 예의 없는 토끼가 있다니. 얄라 아저씨가 화를 낼만도 합니다. 그런데 그 때, 앵초 대장이 다급하게 발을 쿵쿵 굴렸습니다. 풀밭에 나와 저녁식사를 하던 토끼들은 굴 속으로 후다닥 몸을 던졌습니다. 얄라 아저씨도 깜짝 놀라 가까이에 있는 굴 속으로 숨었습니다. 그러고는 얼른 굴 안에 준비해 둔 풀로 입구를 가렸습니다. 토끼들은 깜쪽같이 숨어 버렸습니다. 순식간에 토끼가 한 마리도 없는 토끼풀밭이 되고 말았습니다.


리초도 엉겁결에 숲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사슴이 뛰기 시작했거든요. 리초는 엄마의 흰 엉덩이를 보고 달렸고, 따오는 리초의 엉덩이를 보고 달렸습니다. 숲 속에 몸을 가린 리초네는 헉헉거리며 토끼풀밭을 쳐다보았습니다. 토끼들을 뒤쫓아 온 날씬한 동물들은 족제비 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족제비들도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 같았습니다. 족제비들은 땅에다 코를 대고 몇 번 킁킁거리더니 쏜살같이 비탈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땅딸막한 너구리들이 나타났습니다. 너구리들은 화가 단단히 나 있었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얼굴을 붉히며 앞발로 땅을 쾅쾅 울렸습니다. 너구리들은 달려온 길을 보며 코를 킁킁거리다 비탈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면서 계속해서 뒤를 흘끔흘끔 훔쳐보았습니다. 아마 너구리들도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나 봅니다.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 지나갔나?"

토끼 대장 앵초 아주머니가 고개를 쏘옥 내밀었습니다. 

“이크, 저건 또 뭐야.”

앵초는 다시 굴 속으로 후다닥 숨었습니다. 멀리서 커다란 동물이 나타났습니다.

리초는 겁에 질려 소리쳤습니다.

"엄마, 여우야?"

엄마 사슴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냄새를 맡았습니다.

"아니, 저건 오소리란다."

"오소리라구요?"

따오는 엄마 사슴 뒤로 바짝 숨었습니다. 여우에게 한번 혼이 난 따오는 잔뜩 질려있었습니다. 따오의 마음을 읽은 엄마 사슴이 말했습니다.

"오소리는 우릴 해치지 않아. 오히려 여우를 쫓아낼 수 있는 유일한 친구지."

"정말요?"

따오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얼른 입을 다물었습니다. 오소리들이 리초네가 숨어 있는 숲 쪽으로 곧장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거기 누가 있소? 쿨럭쿨럭."

앞쪽에 있던 늙은 오소리가 리초네를 향해 외쳤습니다. 


엄마 사슴이 토끼풀밭쪽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리초와 따오도 쫄래쫄래 따라 나갔습니다. 할아버지 오소리는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컸습니다. 리초네 앞마당에 있는 바위만큼이나 컸습니다. 할아버지 뒤에는 작은 오소리 두 마리가 줄무늬 예쁜 엄마 오소리와 함께 옆에 쭈볏거리며 서 있었습니다. 오소리들은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곧 싸울 것처럼 말이죠. 주둥이가 앞으로 튀어나온 건 여우를 꼭 닮았습니다. 거기다 까만 줄무늬 두 가닥이 코에서 시작하여 얼굴을 가로지르며 뻗어 나가 등 뒤로 죽 이어져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더 험악하게 보였습니다. 발가락 사이로는 날카로운 발톱도 삐죽 나와 있었습니다. 따오는 뾰족한 발톱을 보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엄마 사슴 뒤로 몸을 바짝 붙였습니다.


"무서워 할 필요 없단다. 꼬마야."

오소리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목소리는 낮고 묵직했습니다. 웃으면서 말했지만 까만 얼굴에 하얀 이가 드러나자 더 무서워 보였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래요. 올리 할아버지."

엄마 사슴이 앞발로 흙더미를 툭툭 찼습니다. 


조용한 풀밭에 흰 반점의 꽃사슴과 까만 줄무니의 오소리가 마주 보며 서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오소리는 힘이 드는지 물푸레 나무 옆에 몸을 기댄 채 앉았습니다. 

"리오는 여전히 아름답군. 쿨럭."

오소리 올리 할아버지가 말을 건넸습니다. 쿨럭쿨럭 기침을 하자 정말 무서운 할아버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엄마 사슴 리오는 아름답다는 말에 막 피어나기 시작한 자귀나무 연분홍 꽃처럼 빨개졌습니다.


"엄마 이름이 리오야. 처음 들었어.“

리초가 따오를 보며 말했습니다.

“리초만큼이나 아름다운 이름이야.”

따오가 말했습니다.

“얘가 그 친구 아들 녀석인가 보네. 쿨럭쿨럭. 하여튼 대단해. 오소리숲에까지 소문이 자자하지. 다른 자식을 맡아 키우는 훌륭한 엄마라고. 쿨럭쿨럭.”

올리 할아버지의 검은 줄무늬가 반짠반짝 윤이 났습니다. 

"별 일도 아닌 걸 가지고……."

리오는 또 다시 늦가을 홍시처럼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따오는 자기 얘기를 하는 것 같아 귀가 근질근질해졌습니다. 다른 자식이란 필시 따오를 말하는 것입니다. 따오는 안 듣는 척 하려고 급하게 토끼풀을 먹다 목에 켁 걸리고 말았습니다.


올리 할아버지가 물었습니다.

"혹시 너구리들이 이쪽으로 오지 않았는지."

"아, 좀 전에 저 아래로 내려갔답니다."

리오가 비탈 아래를 가리켰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 곳으로 가 봐야겠구먼. 쿨럭쿨럭"

할아버지의 말에 오소리 가족이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너구리 말고도 족제비들도 이 곳으로 왔고, 그 전엔 토끼들이 달려왔거든요."

리오가 할아버지 눈치를 살피며 물었습니다. 오소리 할아버지는 잠시 먼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람 때문이야. 이제 저쪽에선 아무도 살 수가 없어."

할아버지는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무들을 몽땅 넘어뜨리고 흙을 파내는 바람에 족제비고 너구리고 살던 집을 몽땅 잃고 말았어. 우리도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만들어 살아오던 굴을 몽땅 잃었지. 땅을 치며 울 일이야. 순식간에 집이 사라졌어. 방이 거의 100개 정도 되었거든. 너구리들이 우리 집에서 며칠 같이 살았는데, 너무 지저분해서 혼을 좀 내줬더니 화가 난 모양이야. 그래도 너구리들이 토끼풀밭 아래에 집 지을 곳이 있다고 해서 따라 오는 길이지."


"그런데 토끼들은 족제비들한테 쫓기는 것처럼 달려왔는데요?"

리오가 궁금한 듯 물었습니다.

"아마 너구리들이 후다닥 뛰쳐나오니까 족제비들이 자기들을 잡으려는 줄 알았을 거야. 덩달아 뛰기 시작한 족제비들을 본 멧토끼들이 도망치는 것도 당연하고. 모두들 집을 잃어 바깥에 나와 있었거든. 멧토끼들은 숨을 집이 없어져 버렸어. 그래서 여기까지 도망 온 걸 거야. "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집이 있었잖아요.”

“너구리를 쫓아낼 때만 해도 그랬지. 그런데 바로 뒤에 우리 집도 몽땅 사라지고 말았어. 그럴 줄 알았으면 너구리에게 화를 내지 않는 건데 말이야.”


할아버지는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습니다. 

"그렇게 된 거군요. 집을 잃어버린 건 안 됐지만 그 많은 족제비와 너구리가 이 곳으로 이사를 와 버리다니 굴토끼들이 불안해서 어떻게 살지 걱정이군요."

리오는 흘깃 토끼굴 쪽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쿨럭. 우리처럼 과일이나 벌레만 먹으면 좋을 텐데."

오소리 가족은 조용히 인사를 하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리오는 비탈 아래로 사라지는 오소리 가족을 말없이 지켜보았습니다. 하늘은 곧 비가 올 것처럼 낮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들이 슬프게 울기 시작합니다. 갓 태어난 여치와 방아깨비가 여기저기서 폴짝폴짝 뛰어 다닙니다. 토끼풀밭에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이전 04화 (숲속의 빨간 신호등)3.위험해 따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