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을 두려워 마라]

by 봄부신 날

[정신과 상담을 두려워 마라]



내가 공황장애를 심하게 앓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리라 결심을 하게 된 바탕에는 아내의 지원이 있었다. 아내는 몇 년 전 다리 수술을 하면서 불면증이 찾아와 심하게 고생을 했다. 그래서 수면제 약을 처방받기 위해 ㅇㅇ대학병원 정신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그때 그 선생님이 아주 편안하게 대해주고 말도 잘 들어 주어 심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많이 가라앉고 좋아졌다고 했다.



정신과는 결국 약을 처방해주기 위한 의사의 진료가 주된 행위지만, 우리는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사실 상담을 진행하는 곳은 별도로 존재한다. 정신과는 병원이고, 상담소는 심리학이나 상담학을 전공한 분들이 다양한 심리 검사를 진행하면서 상담을 해주는 곳이다. 상담소에서는 약 처방을 내리지 않고,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 사실을 전해주고 네트워크가 있다면 병원이나 의사 선생님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장단점은 서로 가지고 있다. 상담소에 가서 먼저 안정을 취하고 정신과에 가서 약물 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정신과에 먼저 가서 약식 상담과 함께 약물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상담소든 정신과든 내가 꼭 거길 가야만 하냐는 것이다. 아내가 다니던 대학 정신과에서 근무하던 의사 선생님이 소리 소문 없이 대학을 나와 개인 병원으로 정신과를 개원했다. 아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약이 떨어져서 병원에 갔다가 다른 의사 선생님이 앉아 있어서 당황을 했고, 예전과 다른 분위기 때문에 얼른 약만 받고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간호사에게 이전 의사 선생님이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간호사는 모른다고 했다. 알려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다 알려주면 대학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를 다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논리를 따져보아도 알려주지 않는 것이 맞다. 아내는 그때 병원 진료를 보던 의사 선생님 이름을 알아내어 인터넷으로 개원한 병원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다시 그 병원으로 가 진료를 받고 수면제 약을 처방받아 왔다.



보통 사람들은 정신과에 간다고 하면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정신 그러니까 뇌에 무슨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우리는 그것을 폭넓게 '미친'으로 해석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가는 곳이 정신과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그런 병원에 다닌다는 것을 알리길 꺼린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주위에서 병원에 한번 가보라고 해도 오히려 화를 내면서, 내가 거길 왜 가냐고, 나는 멀쩡하다고 큰소리를 친다는 데 있다. 그곳에 가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아주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아직도 의외로 많다.



또 어떤 사람은 정신과에 다닌다는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받아 잘릴 수도 있다는 불안에 정신과를 찾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병원에 다닌다는 말만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회사에서 그 사실을 알아차릴 방법은 전혀 없다. 아무런 문제가 없고, 최근에는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으로 많은 사람이 정신과 병원을 찾는다.



나 역시 아내의 추천으로 아내가 다니는 병원을 찾아갔다. 아내의 소개로 왔다고 말을 했다. 그때는 내가 거의 누워만 지내던 때였다. 겨우 일어나 병원을 갈 정도로 몸이 안 좋을 때였다. 죽고 싶은 마음을 가질 정도로 우울증까지 같이 있었다.



어느새 그 병원을 다니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 의사 선생님이 6개월 이상은 치료를 받으셔야 할 겁니다, 라고 얘기할 때 속으로 피식 웃었다. 하지만 6개월은 금방 지나갔다. 중간에 수면제를 한 번 끊어 본 적이 있었지만 실패하고 이제는 그냥 속 편하게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한다. 수면제를 반으로 자르고 중간에 잠을 깨어 다음날 삶의 질을 엉망으로 몇 번 만들고 나니,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는 그냥 죽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번 진료 때부터 공황장애 약의 용량을 조금 줄였다. 병원을 방문한 지 11개월 만이다. 이제는 몇 개월 전부터 회사에도 나가고 하면서 경제적인 걱정도 많이 줄었다. 계속 나는 더 좋아질 것이다.



힘들고 어려우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는 것도 자신을 회복시키는 빠른 방법이다. 우울증 같은 것도 약물 치료를 받으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무기력하게 하루 종일 힘들게 지내는 것보다 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하면서 긍정성을 키우면 금방 자기도 모르게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황장애,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주위에 있는 정신과 의원을 찾아가 상담 받아보기를 적극 추천한다. 약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약을 통해 더 건강한 나로 나아갈 수 있다. 불안을 극복하고 하루를 더 생동감 있게 자신만의 시간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또 비상약을 가지고 다니면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갖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서 훨씬 자신감 있게 행동할 수 있다.



정신과 병원에 가는 것,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살려면 병원에 가야 한다. 그러면 당신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원인을 찾고 아픈 곳에 약으로 치료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것이 육체적인 질병이든 정신적인 질병이든 마찬가지다.



당신은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다. 주저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나로부터 일어나야 한다. 타인이 손을 내밀 수는 있지만 그 손을 붙잡고 일어서는 사람은 결국 당신이다. 오늘는 내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 병원에 한번 가보자. 그게 당신이 살아나고 다시일어서는 가장 빠른 길일 수도 있다.



2024-10-25 병원접수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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