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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봄날 시편

결혼30주년을 기념하며

by 봄부신 날

[30년]



나 홀로 30년은

황토빛 적막 인생


당신 만난 30년은

무지개빛 기쁨 인생


힘들고 눈물 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이

우릴 건져 주셨네


낮아짐을 경험하게 하시고

겸손을 배우게 하시고

고통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마음과 눈을 가지게 하셨네


낮아진 만큼 성장하게 하시고

눈물 흘린 만큼 단단하게 하셨네


죽을 것 같은 그 마음 속에

당신의 사랑, 우리의 사랑,

잔뿌리 다독여 깊이깊이 내려가게 하셨네


혼자 방황하던 청년 30년

함께 행복했던 장년 30년

앞으로 노년 30년은 어떤 빛깔일까


더 내려놓고 더 흘려보내는 작은 물줄기

손 내밀어주고 등 내어주는 작은 온기

약간의 적적함과 서운함은 돌려보내고

둘이 손 꼭 붙잡고 30년을 살자


손바닥의 온기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거든

그렇게 살다 본향으로 가자


새로운 30년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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