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
불현듯 차라리
쥐가 아니라
쥐구멍이라도 되면 좋겠다 싶다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숨고 싶어 하는, 그
쥐구멍, 쥐보다 사람이 더 찾는 그
쥐구멍, 뜨거운 햇살 아래 시궁쥐는
한낮인데도 그곳을 찾을 수가 없다
뾰족한 침으로 변한 털은 오히려
살갗을 찌르고 발가벗기워진 맨살은
수치로 바알갛게 멍이들었다
차라리 내가 그곳이었으면
냄새야 어쩔 수 없지만 하루에 한 번은
꼭 볕이 든다는 바로 그
쥐구멍이었으면 한다
(후조 요나단 이태훈)
오늘 담화문을 들으며
시인으로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아니,
차라리
쥐구멍이 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에
오래 전 적어두었던 시를 소환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