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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봄날 시편

(부활절 시) 그날 아침

by 봄부신 날

[그날 아침]

해는 죽어 빛을 잃고
사위 캄캄한 어둠
찢어진 휘장은 밤새 펄럭인다

모든 고통 잠잠해지면
쉼, 고요, 마침내 핏물로
스며드는 안식

아무일 없었다는 듯 평온한
오늘이 산을 넘어 온다
아직 덜 핀 감람나무 꽃봉오리
새벽이슬에 화들짝 눈을 뜬다

어둠은 순식간에 옅어지고 흩어지고
아무도 모르게
돌문 열어 젖힌다
부활 아침이다

2025.04.20
후조 이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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