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꼬리 단상 31> 지금이 진실을 고백할 때

허클베리핀의 모험, 312쪽

by 봄부신 날

"이런 경우를 많이 겪어본 것은 아니지만,

궁지에 몰렸다고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은

여간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는 사실을 고백하는 편이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했다.

그래, 어떤 위험이라도 무릅쓰기로 하자.

비록 화약통 위에 앉아

자신이 어디로 날아갈지 알아보기 위해

화약에다 불을 당기는 격이지만,

이번만큼은 기어이 사실대로 말해보자.

그리하여 나는 이렇게 말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 312쪽)


왕과 공작이라는 사기꾼들이 윌터스 씨의 장례에서 유산을 몽땅 가로채는 것을 알고 있는 허크는 심히 부끄러움을 느끼고, 결국 큰 딸 메리에게 사실을 털어놓기로 결심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허크는 사기꾼들 방에서 그 돈을 훔쳐 다른 곳에 숨겨 놓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밝히게 됩니다.

지금 읽으신 부분이, 결심을 하게 되기까지의 심리적 묘사입니다.

허크-훔친돈 숨기기.jpg 허크가 훔친 돈을 숨기는 장면


자신이 화약통 위에 앉은 채 스스로 화약에다 불을 당기는 꼴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번만큼은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순수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메리와 그 자녀들이 너무 불쌍해졌기 때문입니다.


허크는 불의를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사실을 밝혔습니다.

중요한 때를 알았습니다.


불똥이 자신에게 튈 것도 예견했지만,

자신도 불에 타 화상을 입을 것이 예측되었지만,

그는 진실을 밝혔습니다.

자신이 포함된 거대한 사기극의 전모를 고백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한 사람의 고백이 필요합니다.

검찰의 수사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여전히 권력을 쥐고 선량한 국민을 속이고,

누군가를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범죄자였음을 고백하고

죄의 형벌을 스스로 받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한 그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지금이 바로 진실을 고백할 때입니다.


아직 기회의 시간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날개가 달려 곧 날아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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