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꼬리단상) 중력을 거스르는 힘

천선란, 천 개의 태양

by 봄부신 날

(중력을 거스르는 힘)


다양한 하늘이 존재했지만 콜리는 그중에서도 구름이 선명한 날을 좋아했다. 여기서 ‘좋아했다’는 더 자주, 더 오래도록 하늘을 바라봤다는 뜻이다.


구름은 제각기 다른 형태로 뭉쳐 있었으며 저마다 두께감이 달랐다. 하늘이 평면이 아니라 공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존재였다. 구름은 바람을 타고 흘러가기도 했다.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흐를 수 있는 물체라니. 무게가 있는 콜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루는 민주에게 구름을 만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물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구름입니다.


신선이나 손오공 등 신비로운 부분을 설명할 때 구름은 제격입니다.


이 행성에 무거운 비를 머금고 있는 과학적인 실재감으로 존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유자적 바람따라 흘러가는 4차원 속에 있는 것도 같습니다.


누구나 한번은 구름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 구름을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힘들고 지칠 때

파란 하늘, 흰 구름을 보노라면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겨 나가기도 하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 구름이 있다는 것은, 내 삶도 중력을 거스를 수 있음을 증명하는 거라고.


구름이 있는 한, 내 삶도 바람 타고 무중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거라고.


삶이 너무 힘들 땐.

잠시 힘을 빼고 가만히 있자고.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가만히 두자고.


삶이 너무 무거울 땐,

구름처럼 한바탕 눈물 콧물 쏟으며 울어보자고.


그러면 다시 흰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라

세상을 조금은 멀리서 볼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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