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운전면허 하나만으로 평가를 한 것이 왜곡된 결과를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연구논문의 결과를 신뢰한다면, 90퍼센트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얼굴도 잘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부도 잘하는 학생이었고, 늘 우등생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남들이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에 들어와서도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고 스스로 판단해왔다. 그러니까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참 뛰어난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비교를 해보면, 나처럼 실패 투성이의 삶을 살아온 사람도 없을 것이다. 늘 자기연민에 빠져 있었고,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늘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 가족에게 행복한 시간보다는 물질적으로 늘 압박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지금도 아내는 나와 주말부부를 했을 때, 매달 자기가 받는 급여를 몽땅 다 털어넣어도 아파트 대출금을 갚아낼 수 없었다고, 그 때는 정말 하루하루 숨쉬고 살아내는 것이 기적이었다고 틈만 나면 이야기한다. 그러고보면 나는 정말 형편없는 사내다. 형편없는 남편이고, 어디 하나 내세울 게 없는 아빠다.
그런데 저자는 이 자기과신의 병폐, 자기과신의 오류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바로 그 자기과신이 자기신뢰로 이어져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이겨내게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그 힘으로 실제 그렇게 살아내더라는 것이다.
(자료 : 크러스토퍼 시,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는 선택의 기술, 234쪽)
자기과신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신뢰다. 자기과신이 끊임없이 긍정적이고 유효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이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자기과신의 긍정적 효과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바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전교생 대상으로 아이큐 검사를 진행했다. 아이큐 검사하는 데 예습 같은 걸 할 리는 없었으니 아마도 대체적으로 공정한 검사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자마자 치른 첫 시험에서 지금까지 맛볼 수 없었던 허망한 성적으로 인생 자존심이 바닥 끝까지 곤두박질쳤었다.
그런데 아이큐 검사 결과 내 머리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수재' 수준에 해당하는 아이큐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담임선생님은 나를 불러 '너는 머리가 좋은 아이니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격려했다.
나는 그제야 굳었던 얼굴이 풀어졌다. 거봐. 이번 시험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내 진짜 실력이 발휘되지 않은 거라고. 하면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어쩌다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와도 나는 늘 자신만만했다. 내가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공부를 제대로 맘 잡고 하기만 하면 이딴 거 금방 다 뛰어넘을 수 있다니까. 하며 나를 속였다. 속으로 '나는 수재야. 이번에는 실수로 그렇게 된 거야'하는 자기암시는 평생 나를 따라다녔다. 아니 내가 그 마음을 꼭 간직하고 다녔다.
그러니까 내가 그 마음을 버리는 순간, 나 자신에 대한 신뢰는 모래성처럼 사라질 것이 뻔했다. 그러니 다시 아이큐 검사를 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때 받은 그 아이큐 검사 결과가, (아이큐 검사가 머리 좋은 걸 반드시 보장해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의 자신감을 지탱해주는 커다란 바위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자기과신의 긍정적 효과의 가장 실제적인 예가 바로 나임에 틀림없었다.
얼굴은 또 말해서 무엇하랴.
나 역시 사진을 찍으면, 항상 내가 알고 있는, 내 실물보다 사진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휴대폰이 안 좋은가? 왜 실물이 영 못하지?
나는 내 얼굴에 대해서도 과신이 크다.
여기 아래 글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가.
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인 것이다.
그러니, 인생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늘 슬프고 힘들고 어렵고 감당하기 벅찬 순간들만 나에게 닥쳐온다고 한탄하지 말자.
음반 중 명반은 cd 또는 LP 음반에 3곡 정도가 명곡이 포함되면 명반이라고 한다. 우리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두 번 세 번 정도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있지 않은가. 감동적인 순간들이, 영광스런 순간들이 있지 않았는가. 그러니 설령 오늘 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고 해서 명반이 아닌 것이 아니다. 내 명작 인생에 흠집이 날 것도 아니다. 어떤 곡은 명곡이 되고 어떤 곡은 잊혀진 곡이 되는 것이다. 인생이 바로 그런 것이다.
(자료 : 여행자 메이, 내 장례식에는 어떤 음악을 틀까, 141쪽)
그러니 힘을 내자.
일주일 버텨온 것만 해도 감사하다.
이렇게 또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렇게 또 한 달이 지나갔다.
이렇게 또 1년의 반이 지나갔다.
그러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남은 6개월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수 있겠다.
어느새 6개월을 버텨냈으니 말이다.
더 긍정적으로, 나를 믿으며, 내게 주어진 능력과 재능과 달란트를 믿으며,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가족들을 믿으며, 내가 이 땅에 왜 태어났는지, 신은 나에게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라 하는지,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