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독서
나는 저자가 다양한 사례로 소개한 것들을 조금씩 다 아까워했었다.
가족들과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게 되면, 아까워서 혼자서 남은 음식 꾸역꾸역 먹어치웠고, 화장실 형광등 켜쳐 있으면 꼭 꺼야했고(잔소리도 덤으로)
무심히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침대 머리맡에, 화장실에, 시선이 닿는 곳마다 책을 두고 잠시의 자투리 시간에도 책을 읽었다.
돈을 쓰는 것도 아까워, 아이들이 백만 원 넘는 돈을 들여 아이폰 사려 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혼자 집에 있으면서 먹을 거 없다고(집밥 나물 반찬이 그득했음에도) 혼자 물회며 간장게장을 시켜먹는 딸아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더 아까운 것이, 가족들과 평범한 일상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시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책을 읽고 내 남은 생을 생각하고, 나를 들여다볼 때 불현 듯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모르는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내일보다 오늘 마주하는 이 시간, 이 사람, 이 가족과의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오늘로서 3주째 야근을 하고 있다. 이제 겨우 회사에서 빠져나와 지하철에서 이 글을 쓴다. 집에 가면 씻고 자기 바쁘기에,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을 빼앗기는 회사의 과중한 업무가 너무 원망스럽다.
그래서 주말에 억지로라도 만드는 ‘함께’의 시간은 내게, 그리고 가족에게도 소중하다. 그래서 이제는 남긴 음식, 낭비하는 전기, 외식 비용, 멍 때리는 휴식에는 좀더 관대해졌다. 내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자 그런 행동들조차도 사랑스럽게 보였다.
이제는 그런 것보다 더 소중한 것에 마음을 두려 노력한다. 평범해 보이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당신은 무엇이 그렇게 아까웠나.
그리고 무엇이 가장 소중한가.
나에게는 당신이 가장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