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한동안 휘청거렸고, 정신을 수습하고는
마당 한가운데 백일홍 한그루와 가장자리에는 줄지어 해바라기 씨를 뿌리면서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 꽃을 좋아하셨을까…
옆에서 지켜본 아들 눈에 삶이란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고행 같은 것이었고,
꽃이며 여가생활을 전혀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고약한 인생이었으니
그런 대화 역시 나눠 본 적이 없었습니다.
싸리나무 땔감 짐 이고 지던 어머니라고 왜 숨넘어가게 까르륵 웃던 소녀시절이 없었을까요...?
아들 뜰에 종종 들려 노란 해바라기처럼 환하게 웃다 가시라고 해바라기 가득 심었습니다.
내년 봄에는 노란 수선화와 보라색 창포를 심을 생각입니다.
지맘대로 생각한다고 눈을 흘기면서도 소녀처럼 좋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