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 옥경운
빙긋이 웃으며
내미는 네 손
말없이 잡았다
너는 왼손으로
내 가슴을 툭 치고
나는 네 백 마디의 질책보다
가슴이 더 아프다
무슨 말이라도 하면
변명이라도 할 것인데,
너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친구 생각하며 돌아와 밥상에 앉아,
시큼한 김치 한 입 베어 물고,
마주한 아내 바라보며 지그시 웃어 주었다.
실없는 놈처럼,
시인 아니라도 이리 넉넉한 것을...
내 언어는 생각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좋은 시 읽으며 생각한다.
이제 시는 시인들이 쓰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