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존감' 찾아 나서는 중년 세대

오늘날 신(新)중년의 삶이란? 

  이른바 '신(新)중년'의 삶 풍속도를 소개하는 기사가 최근 보도되었다. 돈이나 명예, 권력 등 전통적으로 추구되어 오던 가치들보다는 자기계발, 여가, 삶의 질, 행복 등을 보다 중시하는 오늘날 40대 이상 중년들의 생활 트렌드가 눈에 띈다. 특히 기사에 소개된 '50-64세 남녀가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에 관한 통계 조사 결과를 보면, 중년들이 드디어,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오던 가족/직장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http://magazine.hankyung.com/money/apps/news?popup=0&nid=02&c1=2001&nkey=2018070200158097682&mode=sub_view



  기사 내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65세 남녀가 자신에게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순서' 1위로 나타난 것이 바로 '나 자신'(53.9%)이었으며 배우자(40.3%), 자녀(33.4%), 부모·형제(28.3%), 반려동물(15.2%) 등이 뒤를 잇고 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야, 개인주의 가치관에 보다 익숙하고 자존감 찾기에 익숙해 '나 자신'을 1위로 꼽을 법하다지만 심지어 의무와 책임, 집단, 가족 등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배워왔던 50-65세 중년 세대마저도 '나 자신'을 1순위로 언급하다니. 확실히, 세상이 바뀌긴 많이 바뀐 듯하다.

  게다가 구매력이 충분한 신(新)중년들은, '나 자신'을 위한 적극적 소비를 통해 그들 자신의 높은 자존감 (추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 카드사가 발표한 소비 트렌드에 의하면 여가, 취미생활, 자기계발 관련 소비가 다양한 품목에 걸쳐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소비 그 자체가 자존감, 자기사랑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치재가 아닌, 경험재의 역할을 하는 취미 용품, 문화 행사 등이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할 듯싶다. 경험은 각종 다양한 의미(meaning)들을 남긴다. 그리고 풍족한 삶의 의미들이야말로 안정적인 행복을 견인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된다.



어른들이 그러하니, 자연스레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여기서부터는 추측이지만, 중년 세대의 삶의 지향 변화는 단지 그들만의 행복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은 어른의 생각과 감정과 말을 보고 배우며 자란다. 어른이 되어서도 과거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생각/행동의 습관이 끼치는 영향력은 자못 크다. 만약 부모가 '나 자신', '자존감', '여가', '취미' 등을 중시하고 그로부터 삶의 의미나 행복감 등을 발견하는 데 가치를 둔다면? 가족/직장을 위한 희생, 의무, 책임을 미덕으로 여겨 온 부모를 둔 아이와는 분명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던가. 어쩌면 자존감 높은 아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했던 것은 아이들이 아닌, 부모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가정/사회에서 중추를 이루는 세대부터가 변하고 있다. 
자연스레 아랫 세대에도 무언가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지금의 신(新)중년 풍속도가 유독 반가운 이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사하기'로 돈 벌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