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설레고, 가장 기대했던 일은 사업장을 직접 꾸미는 인테리어 작업이다. 내가 꿈꾸던 공간, 앞으로 많은 것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작이 되는 공간을 상상 속에서 현실로 끄집어 오는 과정.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설레고 들뜬 마음이 주체가 안 됐다.
사업장은 총 20평 정도의 면적에 공간을 세 부분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 번째 공간은 가장 중요한 생산과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주방 공간, 두 번째는 생산된 제품을 패키징 해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포장 공간, 마지막으로 사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무공간.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을 세 공간을 나눠서 쓰는 것도 어렵고, 공간의 생김새가 직사각형이 아닌 약간 삐뚤어진 형태라 공간을 나누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름 동선을 고려한 최적의 공간 배치를 찾았다.
인테리어 공사는 1개월 정도가 소모되었다. 가볍게 주방이랑 가구, 페인트 칠 정도만 생각했던 공사는 몰딩, 천장 벽에 석고를 대는 작업, 가구 공사( 공간에 맞는 가구를 직접 제작했다. ), 전기공사 등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 역시 공사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다.
나름의 공사를 마친 공간은 꽤 마음에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모습의 200% 정도 구현이 된 것 같다. 내 개인 적인 취향을 담은 가구 색과 가전제품의 배치, 특히 주방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내 주방을 가져보다니!! 서울에서 살 때는 사실 원룸에 있었기 때문에 주방을 쓸 일이 많지 않았다. 아니 너무 좁아서 뭘 하기가 애매해 잘 사용하지 않았다. 공사를 막 끝낸 새 주방을 보니 앞으로 쓸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설레었다.
공간이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고 했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상상을 하고, 어떤 것을 실현할 수 있는지는 공간에 달려있다고. 앞으로 이 공간에서 만들어지고, 키워질 무언가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생기고, 힘이 난다. 어떤 일도 이 공간에서라면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경험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