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nny May 21. 2020

아내가, 남편이, 왜 그러는지 잘 알아야 한다

닭다리와 닭날개 때문에 이혼한 어느 부부 이야기

법정에서 이혼 판결을 받은 부부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마주하였다.
마침 점심시간 즈음이었는 데, 후라이드 치킨 배달이 왔다.
전 남편과 전 아내에게, 변호사가 소송하면서 고생했다며, 힘내서 새 출발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아내가 따끈한 후라이드 치킨 날개를 남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여보! 이젠 남남이 되었지만, 새로운 인생은 잘 살아봐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사랑했어요!"
남편이 버럭 화를 내면서 말했다.
"변호사님! 이 사람이 끝까지 이래요!
 신혼 초부터 맛있는 닭다리는 자기만 먹고, 늘 맛없는 닭날개는 날 줬거든요."
아내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아! 당신은 닭다리를 좋아했었군요?
 난 제일 맛있는 닭날개를 늘 당신에게 줬던 건데!
결혼 전에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닭다리가 아니라 닭날개였거든요."


아내는 늘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인 닭날개를 남편에게 양보했다.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남편이 닭날개보다는 닭다리를 좋아하는지 몰랐다.


남편은 아내가 왜 맛없는 닭날개만 자기에게 주는지 몰랐다.

아내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인 맛있는 날개를 남편에게 양보했던 건데.

상대방을 잘 모르면, 일방의 깊은 배려심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사랑할 땐 이런 것을 감싸줄 수도 이해할 수도 있다.

사랑스러운 아내가 주는 닭날개는 맛있게 느껴지기 나름이다.

그러나 사랑이 식으면 그 닭날개는 맛대가리 없는 부위로 돌아간다.


부부는 무촌이라고 한다.

일촌 간인 부모 자식 관계나 이촌 간인 형제자매 관계보다 더 가깝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부는 갈라서면 다시 남남으로 돌아간다.


부부의 날이다.

아내를 좀 더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애써야겠다.

아내의 언행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아내도 조금만 더 날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나의 언행에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부부의 무촌 관계는 더 튼튼해진다.
이전 16화 부부의 날과 결혼기념일은 아내를 위한 날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