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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22. 2020

피터 자이한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미국의 패권적 위상은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지정학자 Peter Zeihan은 미국이 세계 유일의 패권국이 될 수밖에 없는 최상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역사상 나타났다가 사라진 강대국은 많았다. 이런 강대국들 대다수는 국력의 한 가지 측면에서 막강했던 나라였다. 강대국은 대체로 군사력이 강한 나라인데, 그런 나라 중 압도적 다수는 식량이 부족했거나 땅이 작은 나라였다.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소련, 일본, 중국 등 지난 5세기 동안 세계 정치의 주연 역할을 담당했던 강대국들 중 다차원적인 강대국은 보이지 않는다. 오직 미국만 적당한 규모의 인구, 영토, 군사력, 자원을 보유한 나라다. 소련은 영토와 자원 대국이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항구 하나 없는 나라였고 식량도 자급자족하기 힘든 얼어붙은 땅을 가진 나라였다. 중국은 거대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지만 강제적으로 인구 조절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나라였다. 미국은 인구, 자원을 포함하여 지정학적으로 최상의 조건을 갖춘 나라다. 따라서 거의 자동적으로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는 나라였다고 Peter Zeihan은 주장한다.


1944년 7월, 44개 동맹국과 이들의 식민지에서 온 730명의 대표단이 3주에 걸친 다자간 협상 끝에 체결한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협정은 일본과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일으켰다. 또 유럽 경제 공동체와 그 후신인 유럽연합을 구축하였다. 더욱이 중국을 세계 무대에 등장시키고, 미국의 무역 적자라는 통계상의 괴물을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다.(30쪽)


1944년 7월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를 비롯한 유럽의 대표단들은 세상이 천지개벽하고 위태롭다고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당시에 구축된 세계 체제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브레튼우즈 협정 당시 미국은 세계 GDP의 1/4을 생산했는데, 이는 2014년에도 그대로다. 당시 미국은 세계 국방비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이 역시 2014년 현재 그대로다. 당시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해군 함정의 절반을 좌우했는데, 이 역시 2014년에도 변함이 없다. 당시 미국은 그 이전 80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십 년 단위로 경제 규모가 확대된 유일한 국가였고, 그 이후 70년을 더 보태서 150년 동안 그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야기한 참화로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랜 기간 동안 중단 없이 정부를 구성한 나라가 되었고, 2014년 현재 여전히 이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한 세기 동안 자국 영토가 외국 군대의 군홧발에 짓밟히지 않은 유일한 나라였고, 이 기록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31쪽) - 이 책의 영어 원서가 2014년에 출간되었다. 책에서 현재 시점은 2014년이다.


Peter Zeihan [The Accidental Superpower: The Next Generation of American Preeminence and the Coming Global Disorder], 2014; 피터 자이한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김앤김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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