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이후 한강하구 이용사례

1990년대 이후 상호 합의 하 또는 합의 없이 한강 하구를 이용한 사례

by Kenny

정전협정 체결 이후 1980년대 말까지 민용 선박이 한강 하구를 출입한 선례는 공개된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1990년대 이후 남과 북이 상호 합의 하에 또는 합의 없이 민용 선박 또는 민정 경찰 보트가 한강하구에 진입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


첫 번째 사례는 1990년 노태우 정부 때 골재 채취선이 한강 하구에 진입한 일이다. 당시 수해로 인해 한강 하류와 임진강변의 자유로 공사를 위해 축조한 제방이 유실되었다.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가 무너진 제방을 다시 쌓고 도로 건설용 골재를 채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군사정전위원회에 건설회사 관계자들의 한강 하구 진입 허가를 요청하였다. 유엔사 측을 경유해서 제출한 안건을 북한 측도 동의하였다. 군사정전위원회 양측의 승인으로 준설선 2척, 바지선 1척, 예인선 3척, 양묘선 2척 등 8척의 민용 선박이 선원 및 작업요원과 군정위 요원을 태우고 강화 교동도에서 출발해서 북측의 개풍군과 남측의 강화도 사이 수역과 오두산 인근을 통과한 후 한강을 거슬러 고양군 지도읍 전류리 사미섬에 도착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작업은 1990년 11월부터 다음 해 11월까지 계속되었고, 골재 채취 작업을 마친 후 진입한 경로의 역으로 운항하여 철수하였다.


두 번째 사례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1월 유도 황소 구출 작전이었다. 1996년 여름 홍수로 북한 측에서 떠내려온 황소가 유도에 6개월간 고립되어 있었다. 당시 한국군은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 측을 통해 북한에 통지문을 발송한 후, 한강 하구 상에 위치한 유도에 진입하였다. 해병대원 8명과 수의사 1명이 고무보트를 타고 유도에 들어가 황소를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였다.


세 번째 사례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8월 좌초된 준설선 예인 작업이다. 당시 홍수로 인해 남측의 150톤급 민간 모래 준설선 1척이 한강 하구 수역 내 북측 지역으로 흘러 들어갔다. 한국군은 선박의 안전한 구조를 위해 유엔사 측을 경유하여 북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장성급 회담을 통해 선박 예인에 대한 우리 측 계획을 북측에 제시하고, 북측도 이를 받아들여 예인 작업이 이루어졌다. 예인장비를 갖춘 민간 예인선 2척이 작업요원과 군정위 요원을 태우고 한강 하구 수역에 진입해서 준설선이 좌초된 북측 관할구역에 들어가서 준설선을 예인 하였다.


네 번째 사례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11월 거북선이 한강 하구 수역을 통과한 일이다. 당시 서울특별시와 경남 통영시의 합의로 한강에 전시 중이던 거북선을 한강하구 수역을 통과하여 한산대첩 전적지까지 이동시켜야 하는 소요가 발생하였다. 당시 정전협정과 그 후속 합의서에 의거 군사정전위원회에 선박을 등록한 후 북측에 통보하고 관련 일정을 북한에 통지문으로 전달하였다. 이어서 수로 조사선 2척이 수로를 조사한 다음, 거북선이 한강에서 출발하여 한강 하구 수역을 통과하였고 염하강과 인천항을 경유하여 남해로 이동하였다.


다섯 번째 사례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불법 조업 중국 선박 퇴치를 위한 한강하구 민정경찰을 투입한 것이다. 한강 하구 수역에 중국 어선들이 불법적으로 진입하여 조업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한국군의 건의로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 측은 한강하구 민정경찰을 조직하였다. 동년 6월 한강하구 민정경찰은 불법 조업 중국 선박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했다. 당시 북한군은 이를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고, 우리 국방부는 정전협정에 의거해 적법한 절차대로 수행한 정당한 작전이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북측에 민정경찰을 운용한다는 통보는 했지만 북측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엔사 측과 한국군만 상호 협의하여 한강하구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한 것이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여섯 번째 사례는 2018년 말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협의하여 진행한 한강과 임진강 하구에 대한 남북 공동 수로조사다. 이는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과 9.19 군사 합의서의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남측의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에서 교동도 서남쪽 끝점까지, 북측의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에서 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까지 길이 70km, 면적 280평방 km에 달하는 공동 이동수역에 대한 남북 공동 수로조사를 시행한 일이다.


민간단체에서도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 등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한강 하구 진입 승인 요청서를 군사정전위원회 유엔사 측에 계속 제출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이러한 요청이 더욱 많았다. 2000년, 2005년~2008년까지 행사를 추진하다가 2009년 이후 10년간 중단되었으며 2018년에 재개되었다. 민간단체에서는 한강하구 수역을 통과하는 항행 계획을 수립하지만, 매번 한강 하구에 진입하지 못하고 어로한계선까지만 운항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 고조 또는 항해 안전 등의 사유로 승인 요청서가 반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한강하구 이용 사례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상호 신뢰가 구축된다면 언제든지 한강 하구를 활용한 남북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강 임진강 하구 공동이동수역 해도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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