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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r 04. 2021

복음의 씨앗이 된 존 로스의 한글 번역 성경

1887년 최초의 우리말 신약전서인 [예수셩교전셔]가 완성되다

스코틀랜드 연합 장로교회는 1862년부터 청(淸, Qing)나라 선교를 시작하고 1871년 산둥(山東, Shandong)반도를 선교지로 삼았다. 존 로스(John Ross, 1842~1915) 선교사는 스코틀랜드 연합 장로교회에 소속된 선교사로 1872년 8월 23일 상해(上海, Shanghai)에 도착했다. 그는 최초 영구(營口, Yingkou) 지역에서 사역을 하다가 선양(瀋陽, Shenyang)으로 옮겨 1889년 동관문교회(東關敎會, 중국 심양 동북지구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교회로 국가시급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됨)를 설립했다(Encyclopedia of Overseas Korean Culture에는 1876년 설립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


1873년 존 로스는 윌리엄슨(Alexander Williamson, 1829~1890) 목사로부터 6년 전 토마스(Robert Jermain Thomas, 1840~1866) 목사가 조선의 평양 대동강에서 순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당시 선배 선교사들의 열정에 감동한 존 로스 선교사는 조선 땅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아시아의 마지막 땅 조선에 복음의 문을 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존 로스 선교사와 그의 가족(1880년대)


존 로스는 조선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먼저 청나라의 산둥 지역으로 선교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1874년 10월 조선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려문(高麗門, 변문邊門, 책문柵門이라고도 함)으로 간다. 당시 조선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고려문이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고려문 여행에서 존 로스는 조선의 상인들과 접촉은 했지만 그들은 돈과 관련되지 않은 존 로스의 설교에는 관심이 없었다. 실망한 존 로스에게 외국인에게 관심을 보인 조선 상인 한 사람이 찾아왔다. 존 로스는 그에게 한문 성경과 소책자를 주고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갔다.


고려문의 흔적(1966년경 촬영)


존 로스의 두 번째 고려문 여행은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의 문호가 개방된 1876년 4~5월경이다. 존 로스는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신약성경 번역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고 했다. 이때 조선에서 청나라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무역상 이응찬을 만났다. 이응찬은 압록강에서 물건을 배에 가득 싣고 청나라로 가려던 중 풍랑을 만나 모든 재산을 잃은 채 겨우 살아서 청나라 땅을 밟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잃은 상실감과 허탈감에 항구에서 거닐던 이응찬이 존 로스와 만났던 것이다. 이응찬은 처음에는 번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존 로스와 만났지만, 성경을 번역하면서 하나님을 믿고 세례를 받게 되었다. 이렇게 만난 이응찬에게 한국말을 배운 존 로스는 1877년 한글 문법책 [Corean Primer]를 만들었다.


이응찬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는 한글로 번역한 성경을 한 장씩 뜯어서 머리 땋듯이 새끼줄을 꼬아 봇짐을 메는 끈으로 만들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번역한 한글성경을 들고 청나라에서 조선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 이응찬이 조선 땅에 한글 번역 성경을 들여왔고, 그로 인하여 평안도 의주에 교회가 설립되었다. 불신자였던 이응찬이 돈을 벌기 위해 성경번역을 시작했지만, 성경을 읽으면서 심령이 변화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고, 이처럼 목숨을 걸고 한글 번역 성경을 조선 땅에 들여오는 열정적인 신앙인이 되었다.


존 로스가 한글 공부를 했던 자료

존 로스 선교사는 1875년 고려문에서 만난 의주 청년들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는 1879년까지 마태복음에서 로마서까지 번역했고, 1883년 사도행전까지 최종 번역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10여 년에 걸친 번역 결과, 1886년 신약전서의 번역을 끝낼 수 있었다.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서(1882년 3월)


존 로스는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의 지원을 받아 1882년 최초의 한글 성경인 [예수셩교 누가복음젼서]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단편 또는 합본 형태로 발간하였으며, 1887년 최초의 우리말 신약전서인 [예수성교젼서]를 완성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존 로스의 한글 번역 성경이 조선 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되었던 것이었다.



* 사진 출처: 한국컴퓨터 선교회(KCM) JOHN ROSS 정리 편집팀

* 내용 출처: 극동방송, [Bible Time] 2021.3월호, p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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