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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ug 23. 2021

투자와 투기의 뉘앙스

난생처음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방문했다.

분양받은 아파트로 최근에 입주한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부러운 기색을 감추려 시니컬하게 친구에게 말했다.

외장재가 대리석이라 벽을 타고 내부로 침입할 순 없겠군!


단지 내의 훌륭한 설비와 멋들어진 조경,

입구와 맞닿은 전철역과 8차선도 넘는 듯한 강남대로.

입주한 지 한 달도 안됐는데, 시세가 분양가의 배로 뛰었단다.

이래서 아파트는 강남, 강남 하는구나!


은행 대출 이자와 원금은 상환해야 한다지만,

친구는 2 남짓한 기간에 30년간 열심히 하고 저축해  돈의  배를 벌었다.

로또 1등 당첨이나 마찬가지다.


개도국 시절엔 부동산 투기란 말을 많이 했지만,

요즘엔 너 나할 것 없이 부동산 투자란 용어를 즐겨 쓴다.

투기와 투자의 뉘앙스 차이는 무엇일까?

국어사전과 영영사전을 뒤적여봤다.


투기 (1) 확신도 없이 큰 이익을 노리고 무슨 짓을 함, 또는 그 행위, (2) 시가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려서 하는 매매 거래.

투자 (1)(이익을 달성할 목적으로) 사업 등에 자금을 댐, (2)(이윤을 생각하여) 주식이나 채권 따위의 구입에 돈을 돌림.


speculation-engagement in commercial transactions that involve risk with the hope of profiting as a result of market fluctuations.

investment-the investing of money or capital for profitable returns.


사전적 정의를 보면 부동산 투기가 맞는 데, 정부를 제외한 대다수는 부동산 투자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준비한 계획성 있는 절차를 거쳐 분양을 받고, 은행 대출을 받아 중도금과 잔금을 지불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기 때문이란다.


개발도상국에서나 이루어질 수 있는 부동산 투기가 G-10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닐까?

아니면 내가 하는 건 투자라고 생각하고 싶은 긍정적 심리 때문일까?

나도 같은 대열에 서 있지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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