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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Ho Lee May 12. 2024

일본 북알프스 종주 마지막 편


▣ 산행일자 : 2007. 8. 02(토) ∼ 8. 06(수) - 4박 5일

▣ 산행위치 : 일본 기후현(岐阜縣), 나가노현(長野縣)

▣ 산행장소 : 일본 북알프스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奧穗高岳 3,190m


8월 05일 화요일 (오전 흐림 오후 대체로 맑은 날에 곳에 따라 비)

-호다카 산장 06:15

-오쿠호다카다케(3190m) 06:52 - 07:05

-기미코 히라 08:16 - 08:20

-마에호 다카다케(3090m) 08:34 - ?

-기미코 히라 09:20

-다케사와 산장 11:30 - 12:05 (중식)

-갓파바시(하동교) 13:40 착 산행 종료.

-가미고지 주차장 14:15

-히라유 온천 14:40 - 15:50

-나고야 사카에로 이동하여 등산 장비점 견학 후 한식당에서 석식.

-도오코인 호텔 1박


8월 06일 수요일 (맑음)

- 09:30 나고야 공항으로 이동

- 12:00 나고야 중부공항 출발

- 14:00 인천공항 도착

- 14:40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 출발

- 17:20 대전청사 앞 착.



다인실 호다카 산장의 한밤은 4중주 오케스트라 코골이 협연이 밤새도록 연주된다.

거기에 오늘은 새롭게 추가된 악기로 박박 이를 가는 새로운 장르가 도입되어

외로운 나그네의 한밤을 위로한다.

마지막 산장의 밤은 새벽녘까지 그렇게 코골이 협연으로 날을 지새웠다.


새벽 4시를 넘기자 산장엔 어둠을 몰아내는 점등이 시작된다.

그러자 부지런한 발발이 멍팀들이 밖을 쏘다닌 후 상황보고를 하는데


바커스님 왈

"안개로 캄캄혀~"

"일출은 오늘도 틀렸구먼~"

 

바커스님은 전날 그렇게 마셨는데 어찌 저리 멀쩡할 수 있는지 연구 대상이다.

하긴 새벽녘까지 마신 후 술 냄새 폴폴 풍기면서도 마라톤 서브 3를 기록했던

강철체력이니 오늘 같은 날은 아무것도 아님이 당연한 일이긴 하다.


바커스님과 공구리님의  산장시찰은 쓰레기 수거로 끝을 냈다는 보고도 함께 한다.

전날 누가 마시고 먹었는지 세종대왕님의 위대한 창조물이 인쇄된 신라면을 비롯한 맑은 소린지

린인지 이슬인지 하여간에 조선의 술병을 비롯한 각종 캔들이 산장뜰에 난무하기에

죄다 수거하여 분리 쓰레기통에 넣었단다.

왜~?

쪽빠리 놈들 한티 쪽 팔려서...


이젠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하산을 준비한다.

오늘도 등로는 안심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린 암릉이다.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개인행동 일체불허의 항아리 산행이 되도록

협조를 부탁 후 호다카 산장에 묵었음을 증명하는 단체 사진을 남긴 뒤 호다카를 향했다.


(호다카 산장뜰에서 단체사진)


오늘은 모든 팀들이 늦게 산장을 출발해 그런가 등로가 혼잡하다.

어제부터 산행 중 만난 팀들은 대다수가 한국인이다.

그냥 척 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여행사가 인솔하는 팀들인데

한결같은 건 산행 가이드가 맨 앞에서 리드만 할 뿐 후미를 돌보는 대장은 없다.


사실 산행 시 선두는 산행능력이 탁월한 분들이 대부분이라 굳이 리더가 필요치 않다.

간혹 산행코스를 이탈하는 사람을 잡아주며 지치고 힘들어하거나 부상당한 사람을

구호하며 모든 이를 추슬러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후미에 가장 능력 있는 산행대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건 생각일 뿐  국내나 해외 트래킹이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믿음이 가는 리더가 내 뒤를 따른다 생각해 보라

뭐가 겁나고 두렵겠나?

나는 이번 북알프스 종주를 하는 내내 후미를 내팽겨 두고

쭐레쭐레 가버린 산행대장 뒤좇던 트래커들이 종종 내게 이런저런 팀들이

가는 거 못 보셨나며 당혹스러운 얼굴로 물어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산장을 떠나자마자 정상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어느새 우리의 발걸음이 호다카 산장을 발아래에 두게 되는데 풍력발전소가 눈에 띈다.

저걸 보니 우리나라 설악의 중청이나 지리산 장터목, 세석, 노고단등에도 저런 자연 친화적인

풍력 발전소로 전력공급을 하면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오쿠호다카 정상 가는 길)


 (정상을 가는 길목에 설치된 특이한 모양의 이정표)


어느덧 가파른 오름이 진정되자

북알프스의 최고봉이며 일본에서 3번째로 높은 오쿠호 다케에 이른다.

여기선 후지산이 보인다던데 오늘은 안개의 심술로 몇 걸음 앞선 산우도 보기 힘들다.

정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 증명사진을 남기려 혼잡스럽다.

우리도 정상을 넘어 바람이 잔  공터에서 사진을 찍고 오느라 지체된 산우들을 기다려

인원을 파악 후 한적한 이곳에서 단체 사진으로 오쿠호 다케 정상등정 기념사진을 대신했다.


(오쿠호 다케 정상 단체 기념사진... 뒤에 흐릿한 정상이 보인다.)


이젠 조심스레 내려서면 된다.

그런데 정상을 내려서는 등로가 사뭇 가파르다.

자칫 발을 잘못 디뎌 잔돌이라도 굴린다면 커다란 인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구간 연속인데 그나마 다행인 건 급격한 내리막길이

구불구불 꼬부랑길로 경사를 낮춰줘 보기와 달리 하산길은 의외로 수월했다.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마에호다카와 갈리는 기미코 히라의 능선엔 뇌조 일가족이 눈에 띈다.

뇌조의 새끼는 꿩의 새끼 꺼벙이와 똑같이 생겼다.

뇌조 일가족은 사람을 별로 무서워 않는 듯 가까이 다가서도

아랑곳없이 야생화와 풀잎을 연신 쪼아 먹고 있다.


(뇌조 일가족)


일본의 북알프스 능선은 꼭 집어 어디가 위험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전 구간이 설악의 공룡이나 용아릉처럼 위험천만한 등로다.

거기다 안전시설 또한 전무하여 더더욱 위험스러운 등로인데

이곳 일본인들은 어린 자녀와 함께 등반하는 일가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마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보다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극기훈련차 데려온 게 아닌가 추측되는데 따라온 어린애들도 당연한 듯 투정

부리는 일 없이 의연한 자세로 산행에 임하는 모습들이 놀랍다.

그들 중 하산길에 만난 어린애 부모를 향해 보디랭귀지를 겸한

콩글리쉬 영어로 물어보니 어린애 나이가 여섯 살이라 손가락을  꼽아 가르쳐 준다.


 (어린이를 동반한 일본인 가족 등산객)


마에호다카와 갈리는 기미코히라를 향한 등로를 걷다 보면

오쿠호 다케로부터 연결된 2090m의 니시호다케 산줄기가 가미고지로

내려앉은 풍광들이 운무에 벗겨졌다 가렸다 희롱당하는 모습들로 장관이다.


 (기미코히라 가는 길의 풍광들)


 (묘진다케와 니시호다케 사이 협곡의 강줄기 아래 가미고지 모습이 모인다)


드디어 우린 마에호 다케로 올라서는 갈림길 기미코 히라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나는 각자 능력에 따라 올라서고 싶은 사람만 갔다 오고

나머지 일행은 이곳에서 기다리라 한 후 마에호다카로 향한 암릉을 향했다.

그러자 성미 급한 바커스님은 벌써 저만치 올라서고 있다.

지금껏 꽁꽁 묶였던 족쇄가 풀린 내 발걸음이 모처럼 해방을 맞았다.

곧바로 바커스님의 뒤를 추격하여 따라붙은 후 함께 정상을 향한다.

순간 가슴에 심장이 고동을 치자 숨이 턱까지 차며 다리통으로 몰려든 혈액으로

순간 허벅지와 종아리가 팽팽해지며 기분 좋은 고통이 몰려든다.

기관차의 만부하에 해당하는 속보산행엔 어느새 내 곁으로 붙은 공구리 형님이

가세하며 셋이 거의 동시에 마에호 다카를 단 14분 만에 올라섰다.


(마에호다카와 갈림길 기미코 히라)

 

(마에호다카 오름길 전망대에서 조망을 즐기는 산행인들)


마에호 다케의 마에는 앞전(前) 자를 뜻하는 단어로

즉 북알프스 봉오리중 맨 앞의 봉이란 뜻을 가진 이름이다.

여기에선 어제 하루종일 걸어왔던 뾰족 솟은 야리다카케와 오쿠호 다케로

이여진 연릉을 한눈에 볼 수 있다기에 많은 기대를 품고 단숨에 올랐건만

역시나 운무의 심술로 조망은 꽝~이다.

심지어는 아주 가까이 북알프스 최고봉인 오쿠호 다케도 확인불가.


얼마 후...

뒤늦게 올라선 마눌님 초록잎새랑 함께 내려서다

정상에서 좀 벗어난 암릉을 찾았던 나는 참았던 몸 물을

오쿠호다카 정상을 향해 힘차게 쏟아내 영역 표시를 남겼다.


왜 그리 지저분한 행동을 하셨고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겨대는 마당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름다운 북알프스가 시작된 첫 봉오리에다

나의 영역을 표시하고 싶어 그랬다.

아무튼 난 일본이 자랑하는 북알프스 시작점이 나의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ㅋㅋㅋ

그리고 이런 나의 행동은 절대 지저분한 행동이 아니다.

지리산 섬진강 시인 김 용택님이 그걸 증명했다.

정말~?

당근이지~!!!

지구에 사는 동물 중 쓰레기를 남기며 사는 건

유독 인간밖에 없다며 배설물이라도 어떻게 해볼 수 없나를 실험하느라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그때 퇴근길에

섬진강변 숲 속에 똥을 싸놓은 후 관찰을 하셨단다.

불과 몇 분 사이 똥파리를 시작으로 각종 곤충 미생물이 각각 적정한

시각에 나타나 분해를 함으로 며칠 후 그 자취조자 볼 수 없었음을 확인 후

인간의 배설물도 모든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자연으로 되돌려짐에 예전엔 아주

쓸모 있는 거름으로 활용되던 배설물이 현대에선 처치 곤란한 오염물이 된 형편이라

그분은 숲 속 방뇨와 방분을 적극 권장하시는 걸 책에서 봤다.


 (마에호 다케의 정상비)


 (마에호 다케와 이어진 묘진다케의 연능)


(마에호 다케 내리막길 풍광들..)


 (내리막길에서 바라본 기미코 히라)


 (진행방향 좌측의 묘진다케 위용)


기미코히라에 모두 무사히 내려선 우리 팀은 지금껏 우릴 기다려 준

일행과 함께 이 등로를 개척한 사람의 이름이 붙은 주타로 신도를 따라 다케사와 휘테로 향한다.



다케사와 휘테로 향한 내리막길은 고도를 낮출수록 암릉에서 푸른 나무들로 바뀐다.

그런데 모두들 하나같이 나무들이 바싹 엎드려 땅바닥을 긴다.

모진 강풍을 견디며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삶의 지혜다.

저걸 보면 자연에 순응해야 살아갈 수 있음을 우리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바싹 주저앉아 자연의 환경에 순응하며 삶을 이어가는 식물들)


후미의 일행 중 지금껏 잘 견뎌준 이지열 군이 힘겨워한다.

아마도 한발 한 발이 지금 그에겐 고통의 연속일 거다.

그러나 고통이 클수록  그에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거다.


지열 군과 다케사와 휘테에 도착하자 선등 했던 일행들은 도시락을 다 먹어가는 중이다.

눈사태로 이젠 흔적만 남은 다케사와 산장터에서 호다카 산장에서 받아온

대나무잎으로 싼 도시락을 먹는데 시장한 탓인지 아주 맛나다.

식사 후 우린 댓잎은 그냥 숲에 버려도 무방할 것 같아 숲 속으로 던지려니

만보(석진호)님이 버리지 마라며 모든 쓰레기를 자기 배낭에 쑤셔 넣으며 하신 말씀이 걸작였다.

"배낭은 큰데 들은 게 없어 뽀다구가 나야지 원~"

그래 그런가?

그의 커다란 배낭엔 반절을 쓰레기가 차지하고 있었다.

다케사와 산장터에서 먹은 흔적들과 주위에 버려진 생수통까지

싹쓸이로 집어넣은 그의 배낭은 제법 뽀다구가 나 아름답기 조차 하다.

자리를 정리 후 내려서자 마침 올라서던 일본인 등산객이 맘보님 배낭을 보더니

엄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우자 만모님 어깨가 으쓱하더니 아주 기고만장 기분 짱이 되셨다.


(다케사와 산장터에서)


주타로신도가 끝날 때쯤 울울창창한 전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자 코끝에 와닿은 향기로운 숲 냄새가 정말로 좋다.

피톤치드가 다량으로 내뿜는 숲 속은 그간 지친 우리의 심신을 위로한다.

지금껏 울퉁불퉁 너널길을 밟다 포근한 육산을 걸어 내리자 발바닥 촉감이 정말로 좋다.

흥이 실리기 시작한 우리들의 발걸음이 어느덧 시원한 냉풍이 나오던 계곡을 지나자

이내 산행종점을 향한 갓파바시(하동교)로 인도한 숲길이 반긴다.


(하동교로 향하는 숲길의 하천이 맑고 깨끗하다)


우린 하동교에 무사히 도착하여 산행을 끝낸다.

그런 후 짐을 찾아 예약된 버스에 올라 히라유 온천을 찾아가

꾀죄죄한 몰골들을 빠까번쩍 신사, 숙녀로 변신시켜 나고야를 향한 머나먼 길을 떠난다.


나고야 향하는 길엔 변화무쌍한 날씨를 경험한다.

터널 통과 전엔 윈도우 브러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더니

터널 통과 후엔 언제 그랬냔 듯 일기 화창한 날씨를 선보이다 이내 다시 폭우시작.

참말로 날씨도 어쩜 그리 일본인 심성처럼 심란하던지?


우린 저녁식사 전 나고야 사카에의 등산

장비점을 쇼핑 후 교민이 운영하는 한식당에 들려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일본 음식이 그간 우리의 입맛에 맞는다고는 했지만 사실 2% 부족한 게 사실...

그러다 이렇게 제대로 된 우리의 맛을 맛보니 온몸이 개운하고 시원하다.

역시 조선인은 얼큰한 김치찌개에 고추장과 맛깔스러운 짠지가 있어야 먹은 것 같다.


(하동교 근처의 일본 행락객들)


비로소 우린 일본 북알프스 모든 여정의 끝인  도오코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런 후 다들 무사산행을 자축한 조촐한 자리를 가졌다.

자축 파티엔 김 영환님이 그간 아끼고 숨겨둔 17년 산 와인이 선보였고

공금에서 남은 돈으로 차려낸 술자리가 풍요로워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를 때쯤 자리를 정리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호텔로비에 나가보니 그간 산행의 긴장감에서

해방된 몇몇 산우들이 좀 과하게 술을 마셨던 모양이다.

공식적인 뒤풀이가 끝나고 남았던 산우 몇 명이 술 마시며 대화하는

목소리가 좀 크기에 호텔 뒤편 바닷가로 자리를 옮겨 끝내는 밤새 마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헐~!

그놈의 술이 뭔지?

한 편의 시로 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이 윤재님-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언제나 처럼

단추가 떨어지고

돈이 떨어지고

샛별이 떨어지고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언제나처럼

양복이 찢어지고

목청이 찢어지고

가슴이 찢어지고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언제나처럼

살가운 이들 멀어지고

처자식도 멀어지고

살날도 멀어지고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언제나처럼

밤만 깊어지고

시름만 깊어지고

그리움만 깊어지고


술을 양껏 마시고 나면

언제나처럼

소원만 많아지고

기도만 많아지고

기도처럼 널브러진 죽은 詩만 쌓이고


그렇다고 술을 끊자니

그나마 어디든, 언제든

사람 사랑하는 일마저 철따라 못하니


그래 다시 술 마시는

봄 눈 오는 밤


(나고야 중부공항에 들어서는 산우님들 고향을 벌써 그리워하는 것 같다.)


산행기를 끝내며 산찾사 한마디

일본의 북알프스 야리능선은 한번 더 찾고 싶은 명산였다.

어떤 제제나 제약 없이 누구나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그네들의 공원관리도 마음에 든다.

편의시설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태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은 물론 본인에게 있음은 당연하고

산사태등 자연재해는 자연이 치유하게 그냥 방치해 둔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쩔 수 없는 편의시설은 자연을 그대로 살린 시설과 그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올바른 자세 또한 돋보였다.

독도문제로 불거진 얄미운 이웃 일본의 명산을 찾아 비록 경제는 뒤진다지만

나는 그들보다 문화적으로 우월적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절실하게 느낀 것은 한국인의 행태에 실망만 안겨 준 산행였다.


일본인....

그들은 담배를 피워도 꽁초는 기본이고

담뱃재까지 수거해 가는 기초수범을 잘 지킬 뿐만 아니라

산행에는 여유와 느긋함으로 자연과 동화되는

산행을 즐기는 거와 달리 한국인은 속보 산행을 은근히 과시한다.

외국에 나가면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이 전체를 욕먹이는 짓이 된다는 걸

인식하여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짓거리나 술자리의 고성 등은 지양해야 비로소

높은 경제적 수준에 걸맞은 문화국민으로 인정받는다는 걸 알고 행동했음 하는 바람이 든다.

만나고 스칠 때마다 친절하고 상냥한 미소 뒤에 얼마나 응큼 맞은 생각과 사고를

간직하고 있는 민족인지 모르나  그들의 장점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이번 일본 산행을 결행하며

일본(日本)을 왈본(曰本)으로 만들고 오겠단 나의 결의는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언젠간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네들을 앞질러 기필코 日을 찌그러 트려

曰로 만들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일본 북알프스 야리~호다카 능선 종주를 함께 하며

함량미달인 산행대장을 끝까지 믿어주고 따라줌에 무사산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산우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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