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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히말라야 산닥푸 제4편

(고르키~산닥푸)

by Yong Ho Lee



산행지 : 인도 히말라야 산닥푸

산행일 : 2024년 10월 24일~11월 02일(토)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하는 해외 트래킹 팀

제4일 차 : 2024년 10월 27일 일요일

08:33 코르키 출발

12:58~13:42 Alubari Camp에서 중식

15:45 국경 검문소 체크포인트에서 퍼밋 확인

16:30 팔루트 산장


지난밤엔 모처럼 숙면을 취했다.

덕분에 일찍 일어나 산장을 거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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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식사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젠 다들 체념했다.

물론 이유는 합당했다.

정답은 인도라서...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다들 산장에서 추억담기에 바쁘다.

이번 팀에 부부는 두 쌍.

강동구 님 부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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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강아지 하며 알뜰살뜰 부인을 챙겨준 김효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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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콩수프와 빵 그리고 잼인데 이번엔 다들 대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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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잼을 발라 먹는 이 빵을 다들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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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게 식사를 끝냈으니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 우릴 산장 주인이 환송해 주기 위해 나오셨는데

행운을 빌어주는 의미로 목에다 일일이 스카프를 걸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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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변함없이 여기도 자기네 산장

이름이 적힌 걸개를 들고 나와 우리와 함께 사진을 담아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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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 주인의 극진한 환송을 받으며 우린 곧바로 팔루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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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마을을 벗어나 숲 속을 향한 뚜렷한 등로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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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덕을 넘기자 울창한 삼나무 숲 터널이 맞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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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곧 내리막길의 삼나무 숲을 벗어나자 제법 규모가 큰 마을이 나타났다.

사실 코르키는 어제 우리가 묵었던 산장이 아니고 여기다.

여긴 계곡을 경계로 행정구역이 달라진다고 했다.

지명은 내 머릿속 하드웨어가 하도 오래된 고물이라 기억을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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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로는 계곡을 건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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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뭇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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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올라서다 뒤를 돌아보니 어제 우리가 하룻밤 신세를 진 마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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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후미에서 걸었다.

선두의 메인 가이드는 그런 우릴 위해 적당한 거리에서 다리 쉼을 하며 기다려 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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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착하면 그들은 다시 출발하는 패턴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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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 그룹은 60대 중반을 넘긴 여인들이라 힘겨워했다.

그러나 다들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흐른다.

다행히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나와 달리 그런 그녀들에겐

살갑게 굴며 일일이 불편함을 챙겨주며 함께 걸었던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입을 한시도 가만두지 못해 다소 시끄러운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짠 일인지 여인들과는 궁합이 아주 잘 맞아

그 친구의 농담에 맞장구를 치며 의외로 무지하게 좋아하셨다.

그 덕분에 다들 힘들어도 전 일정 힘든 줄 모르고 걸었다.

누님들은 그 친구를 얼마나 좋아했던지?

나중엔 금숙이 누님은 나에게 공갈 협박까지 하셨다.


"산찾사~!"

"다음에 저 친구 안 데려오면 우린 앙가~!"

헐~!

춘식 아우야 난 네가 싫어도 델코 다녀야 할랑가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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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치고 올라선 능선길이 유순해 지자

대숲 터널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다들 그런다.

이런 길만 걷는다면 하루 종일 얼마든지 걷겠다나 뭐래나?

하긴...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여인들이니 그럴 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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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우릴 후미에서 후미 가이드 외에

의료 행정담당 판카치도 함께하고 있어 든든함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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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민가 한 채가 외롭게

자리하고 있던 곳에서 선두 일행들이 쉬고 있다.

오늘 우리 팀은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고 가야 한단다.

Alubari Canp란 캠프인데 이것저것 조잡한 물건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춘식 아우는 그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 와 목마른 내게 내민다.

"형~!"

"콜라는 없대서 이걸 샀는데 마셔보니 겁나게 달아~!"

망고 주스인데 물어보니 가격도 의외로 참 착하다.

이런 외진 곳이라면 비싸게 받아도 될 텐데 도심과 별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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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역시 장작불을 피워 음식을 해야 하니 시간이 좀 걸렸다.

요리가 완성되고 배식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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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따스하고 양지바른 자리에 앉아 식사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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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시 또 출발이다.

오늘 오후엔 비가 예보된 날씨가 좀 걱정스럽다.

비 맞기 전 얼른 숙소에 안착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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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던 날씨가 흐려지며 운무가 몰려들 즘 저 멀리엔 건물 한 채가 보였다.

저곳이 바로 네팔과 인도의 접경지대로 임도가 경계선이란 곳이다.

그곳에선 사진촬영이 금지라 이후부터 그래서 사진이 없다.

얼마 후....

우린 국경 검문소에서 여권과 비자를 확인한 군인들이 우리 일행

모두에게 생년월일을 물어 장부에 수기로 기록 후 통행을 허락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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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팔루트엔 안개가 자욱했다.

다행히 우린 우려했던 비는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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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숙소를 배정하다 보니 남성팀 숙소가 협소해

나는 가이드에게 할애한 숙소에서 정사장, 제레미와 함께 셋이 지냈다.

산장에서 제공한 가이드 숙소는 더 허름하다.

창고에 침대만 들여놓은 곳인데 창가에 자리 잡은 난 밤새 추워 떨었다.

새벽 1시엔 그래서 맨 안쪽의 정사장 이불을 걷어다 덮고 잤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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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의 산중엔 해가 일찍 저문다.

딸랑딸랑 목에 방울을 달은 소들이 집을 찾아가는 저녁 무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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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내다보니 서쪽 하늘엔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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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서자 어느새 해는 넘어갔고 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즘

산장엔 저녁식사가 제공된다.

식사가 끝나자 우린 무료함을 달래는 시간으로 길고 긴 밤을 채웠는데

그 일등 공신은 한번 들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 연필심의 심필연 누님이 주도했다.

얼마나 끼가 많으시던지?

초등생 동창생 민여사님 그런다.

재는 엄청 조신하고 수줍음 많던 앤데 저런 모습 나도 처음이라 놀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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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는 우리들끼리....

2차는 장소를 옮겨 장작불이 타 오르던 주방에서였는데

햐~!

김효현 님의 대금 연주가 시작됐다.

그러자 완전히 애간장을 다 녹여낸 곡조가 이국땅의

히말라야 산자락으로 스며든 순간 이곳 현지인들이 감동을 먹었다.

왜 안 그러겠나?

우리도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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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감동으로 쓰나미가 몰려 간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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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운을 달래준 인도 현지인들의 답가가 흥겹게 울려 퍼진다.

예전 내가 네팔 트래킹 때 들었던 레썸 피리리란 노래다.

레썸 삐리리는 네팔 민요인데

레썸은 비단 손수건 삐리리는 흔든다는 뜻의 네팔 민요다.

우린 멜로디가 똑같이 반복되는 노래라 따라 부르기 쉬워 다들

흥겹게 이날 밤 떼창으로 마무리했다.

레썸 삐리리~!

레썸 삐리리~!

우레라 정키 다라마 번잠 레썸 삐리리~!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그 멜로디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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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산우들의 열기가 휩쓸고 지나간 이후

산장 뜰에 나서자 저 멀리 산중 마을엔 아스라이 불빛이 깜박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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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하늘엔 별들의 잔치가 펼쳐졌다.

이런 별들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북쪽 하늘에 북두칠성이 뚜렷하다.

훗날 알고 보니 함께 오신 김현구 님이 천문학 박사였다.

진작 알았다면 불러내 수많은 저 별들에 대해 자문을 좀 구했을 텐데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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