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 & 갈레 요새)
여행지 : 스리랑카
여행일 : 2025년 2월 10일(월)~19일(수) 9박 10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하는 산우들
주관사 : 모니무슈 알파인 가이드 투어
제7일 차 :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우다와라웨 국립공원 사파리 투어 : 05:45~08:50
Centuria Wild 호텔 : 09:53
갈레 레스토랑 : 14:10~14:52
갈레 요새 투어 : 14:57~15:45
Riu Srilanka 호텔 : 16:52
한밤에 알람이 울린다.
씻을 것도 없이 추위를 막아 줄 패딩만 넣은
가방만 챙겨 어둠에 잠긴 숲 속 길을 걸어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다들 약속시간을 칼같이 엄수해 집결하셨다.
사파리 투어는 이렇게 일찍 떠나야 한단다.
그래야 먹거리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동물을 만날 확률이 높단다.
우리 일행들은 각자 5명씩 분승해 지프를 타고 사파리 국립공원 매표소를 통과 후
정글 깊숙이 들어가긴 했지만
보이는 건 작고 예쁜 새들뿐....
그러다 처음 공작을 발견했을 땐 다들 환호성을 울렸다.
그러나 그것도 자주 보니 금방 시들해졌다.
ㅋㅋㅋ
그만큼 여긴 공작새가 아주 흔했다.
그래 그런지 스리랑카에서 공작새는 보호종이 아니라 잡아먹는단다.
사자, 호랑이 맹수는 아니더라도 코뿔소, 얼룩말, 사슴 같은 초식 동물은 나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를 태운 지프가 부지런히 동물들이 나올만한 밀림 속 정글을 쑤시고 다녔지만
코끼리의 배설물만 보일 뿐이다.
그렇게 한참을 다니던 지프가
어이쿠~!
갑자기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바퀴를 보니 타이어 수명 한계를 넘겨도 한참을 넘겨 반들반들하다.
저러니 펑크가 안 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스페어 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동안 조나단이 차에서 내려 어슬렁 거린다.
그 모습은 맹수의 먹잇감으로 딱~이다.
조나단은 어느 순간 덮칠지 모를 위험을 감수하고
맹수를 유인해 손님들께 보여 주려고 한 무모함엔 일행 모두가 경의를...
ㅋㅋㅋ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나단은
미끼로 쓰기엔 하자(?)가 많아 그런지 펑크
수리가 끝날 때까지 우리 주위엔 개미 새끼조차 보이는 게 없었다.
아마도 맹수에게 먹음직한 박천행님이 내려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다.
사파리 투어에선 절대로 차에서 내리면 안 된다.
그건 맹수들이 지프에 타고 있는 사람을 자기보다 덩치가 큰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기 때문에 절대 공격하는 일이 없어 그런다고 했다.
펑크 수리 후 다시 시작된 정글 투어에서
우리 팀은 도로를 횡단하던 물소 떼를 만났다.
와우~!
요 녀석들은 새끼까지 대동한 가족 무리라 볼만하다.
물소 떼가 숲 속으로 사라진 얼마 후 공작새를 다시 만났다.
그런데 요 녀석이 우릴 위해 멋진 쇼~를 펼친다.
공작새는 잘한다 잘한다 하니
몸까지 부르르 떨며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공작새 이후 지프가 정글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도 별 성과가 없자
처음에 지나치던 호수로 다시 차를 돌린다.
호수에 도착한 지프가 시동을 끄고 기다리자 가이드가 저 멀리 어딘가를 가리킨다.
저곳에 악어가 있다나 뭐라나?
그러나 내 눈엔 악어의 그림자도 안 보였다.
그러나 다른 산우들은 가이드가 가리킨 곳에서 악어를 발견한 모양이다.
바위에 붙어 있어 구분이 힘들다 해도 그걸 찾는 게 난 참 힘들다.
답답했던지 옆에서 박천행씨가 디카로 찍어 확대를 해 보여 주니 그제야 알겠다.
그런데 악어의 어미는 어디 가고 바위에 납작 붙어 있던 악어는 밤톨만 한 새끼였다.
그러니 내 눈엔 안 보이징~
이건 시력 탓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저걸 발견해 가리킨 가이드가 대단하다.
약속된 투어 시간이 다 되어 철수할 즘...
햐~!
코끼리 배설물을 헤치며 부지런히 먹이를 찾던 야생 닭을 발견했다.
햐~!
저놈 참 맛나게 생겼다.
ㅋㅋㅋ
그래도 이날 우린 투어 끝자락에 코끼리를 발견했다.
누가 코끼리의 걸음이 느리다고 했던가~?
코끼리는 우리에게 모델이 되기 싫었나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다.
서운 섭섭하지만 시간이 다 되어 우린 야생 코끼리와
공작새의 화려한 군무 쇼에 위안을 삼고 사파리 공원을 빠져나왔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레스토랑에 들러 식사를 끝낸 우리 일행은 짐을 챙겨
우다와라웨를 등진 채 도로 사정이 제일 좋았던 갈레를 향해 신나게 달렸다.
그렇게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정차했다.
몸 물을 빼라고 섰나?
스리랑카에선 호텔이나 현지 식당 외엔 돈을 내고 빼야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다.
여기서 우릴 내려 준 이유는 곧 밝혀졌다.
풍광이 아름다운 포토존이란다.
일행들이 그곳을 향하던 헐벗은 이국의 처자를 따라가자
와우~!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졌다.
여기선 다들 개인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그런데....
사진 촬영 포인트에 현지인이 비켜날 생각을 않는다.
참 눈치 없는 넘이다.
그놈 비킬 때까지 기다려 겨우 몇 장 담다 보니
정해 준 시간이 다 되어 우린 버스로 되돌아가야 했다.
다시 버스가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스리랑카 전통 어업방식인 장대 낚시를 하는 곳인데
사실 그건 관광객을 위한 연출이었다.
우리가 도착하자 우르르 현지인들이 장대에 올라 낚싯대를 들이운다.
그걸 그냥 보기엔 아쉬웠나 보다.
구름님이 현지인의 낚싯대를 빼앗아 날름 장대로 올라서자
헐~!
따라쟁이 울 마눌님도 자기도 해 보겠다며 장대에 올라섰다.
그러자 현지인이 작은 물고기가
미끼에 물려있던 낚싯줄을 초록잎새에게 들려줬다.
덕분에 사진만 보면 저건 초록잎새가 직접 잡은 물고기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장대에서 내려서자 현지인이 원~달러 팁을 요구했다.
그래서 미화 1달러를 주자 요 녀석이 안 받는다.
현지인은 루피만 받겠다며 천 루피의 바가지요금을 청구했다.
헐~!
1달러 보다 통 크게 오백 루피를 주자 거절하길래 내가 가이드를 부르려고 하자
마눌님이 이걸로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그냥 주자며 덜름 천 루피를 준다.
아이고야~!
마음씨 고운 울 마눌님 때문에 이 녀석이 횡재를 했다.
순간 눈을 흘기던 내게 마눌님이 그런다.
짠돌이 생색은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나 하고
이런데 선 아낌없이 그냥 달라면 달라는 대로 주라나 뭐라나?
ㅋㅋㅋ
사실 그 말도 맞긴 맞다.
Stilt Fishing 체험을 끝내고
갈레 현지의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낸 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갈레 요새 투어를 했다.
갈레 요새는 포르투갈인이 처음 건설한 후
1649년부터 17세기 동안 네달란드인에 의해 요새화되었다고 했다.
투어는 각자 조다단이 가르쳐 준 동선대로 알아서 돌아다니다
정해준 장소와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아래 사진은 현지의 안내도인데 갈래 요새를 상세하게 표기했다.
우리는 해변의 성곽을 따라 걸었다.
쏟아지던 햇살이 따가울 정도라 다들 준비한 양산을 쓰고
인도양이 넓게 펼쳐진 성곽을 걸었는데
흐미~!
너무 덥다.
그래서 도중 성곽을 탈출해 갈래 도심으로 들어섰는데
우리와 잠시 헤어졌던 금숙 언니 일행들을 골목 입구에서 만났다.
그녀들은 타는 목마름을 점방에서 해결하고 있었고
나를 보자 한 모금 꿀꺽하면 없어질 아주 작은 펩시콜라 한 병을 주셨다.
이럴 때 콜라 한 모금은 진짜~!
톡 쏘는 맛에 갈증이 삭 가시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ㅋㅋㅋ
모이기로 한 장소에 다들 더위에 지쳐 그런가 일찍 모였다.
더위는 고양이도 지치게 하나보다.
길가 상점 앞 의자엔 고양이가 단잠에 빠졌다.
갈레 요새 투어를 끝으로 한 시간가량
버스가 달려 도착한 호텔은 5성급 올인클루시브 호텔이다.
그런데....
호텔에 입장하며 검색대를 통과해 보긴 생전 처음이다.
검색대를 통과 후 방 배정을 받기 전
호텔 직원들이 일일이 명단을 확인 후 손목에 인식표를 매달아 준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엔 누구나 손목의 인식표만 내밀면 각종 와인, 샴페인, 칵테일과
맥주는 물론 콜라 등등 음료가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고 했다.
룸 키를 받아 들고 일단 객실에 든 우린
널찍한 베란다에 나가 밖을 내다보니
와우~!
호텔의 규모가 어마 무시하게 크다.
호텔 바로 앞 풀장이 세 개에 야자수 나무 그늘 아래엔 쉼터가 조성돼 있다.
우린 이틀간 이 호텔에 머물며 호캉스를 즐기는 게 우리의 일정이다.
사파리 투어로 이른 새벽에 일어난 피곤함에
잠시 객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레스토랑으로 향하자 먹거리가 넘쳐난다.
여기에선 식사를 하다 손만 번쩍 들면 직원들이 득달같이 달려온다.
직원에겐 각자 취향에 맞는 酒 님만 말하면 즉시 가져다주는데
우아하게 식사를 하는 자리여서 그랬나?
맥주만 좋아하던 초록잎새도 질 좋은 스테이크와 궁합이 맞는 와인을 선택했다.
식사 후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칵테일을 시켜 마시다
호텔에서 제공한 스리랑카 전통춤 공연을 관람했다.
호텔에서 제공된 춤 공연은 입장료를 내고
찜통더위를 참아가며 관람했던 3일 차의 캔디 댄스 쇼 보다 훨~ 좋았다.
전통 공연은 1시간가량 이어졌고
그 공연이 끝난 뒤엔 바에서 제공한 각종 주류를 탐하다 객실로 향했는데
하이구~!
이날 밤에 그냥 이것으로 끝낼 산우들이 아녔다.
물론...
초록잎새의 적극 동조가 한몫했다.
초록잎새가 그랬던 건 다정다감한 우리들 누님과
함께 온(현숙. 연심)님을 허물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어 그랬던 것 같다.
그건 울 초록잎새가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나타나는 특징이다.
어쩌면 오늘이 우리의 인생에 한 번뿐인 특별한 밤일 수 있다.
그러니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면 될 일이다.
그러한 순간들이 모여 우리의 인생이 될 테고
지금 이 순간들은 두고두고 못 잊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거다.
이번 여행은 멋진 풍광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마음과 행동을 건네는 사람들이라
지금 이 순간에도 보고 싶고 생각이 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이날도 날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