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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의집 문지기 Mar 22. 2017

남의 집 멘토링 기획자편

서비스 기획자 지망생 4명, 기획자 초년생 1명, 타업종 근무자 2명. 이렇게 7명이 남의 집 거실에 모였다. 이게 무슨 행사인데? 싶은 신규 독자분들을 위해 멘토링의 상품 페이지를 아래에 공유드리며 바로 본론으로 점프!


[네이버 예약] 남의 집 멘토링_기획자

<< 마감된 행사입니다 >> 남의 집 멘토링, 기획자를 만나다. 카카오페이지는 런칭 초기에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습니다. 이후 투입된 한사람이 손을 대니 바닥을 치던 매출이 억소리나기 시작했고, 최근엔 박보검도 즐겨본다며 TV광고까지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이 모든 기적은 서비스 기획자 한 명이 펼친 마법과 같았습니다. 기획자 한명의 인사이트로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로 방향을 전환했고 사용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이 영광을 뒤로 한채 카카오페이지를 떠나 전세계를 무대로 콘텐츠 플랫폼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 사람. 기획자가 어떤 일을 하길래 위기의 서비스를 일으켜 세웠을까요? 세계를 무대로 서비스를 만드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서비스 기획자 지망생들과 새내기 기획자들에게 영감을 줄 멘토를 남의 집에 모셨습니다. 1. 멘토링 소개 '남의 집 멘토링'은 업계 전문가와 해당 업종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그리고 업계 초년생들을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모호한 비저닝보다 현직 전문가를 통한 실질적인 멘토링을 지향합니다. 일시: 3.18(토) 오후 4시 (총 90분 소요 예정) 장소: 아래 주소 참고 대상: 기획자 지망 대학생, 기획자 1~2년차 인원: 최대 6명 금액: 무료 (단, 노쇼방지를 위해 보증금 1만원 선입금 필요) 2. 멘토 소개 이름: 이두행 개발 연차: 10년+ 주요경력 - Radish(영미권 웹소설 플랫폼) 의 Head of Product (현재) - 카카오페이지 기획 총괄 - Enuma(에듀테크) 의 Service Designer - DAUM 사전 서비스 기획 3. 멘토링 순서 - 멘토 강연 (30분) - 멘토와의 대화 (60분) 4. 신청 방법 1) 예약하기 (3월 9일까지) 2) 예약확정받기 (3월 10일 확정문자 발송. 최대수용인원 초과 예약시 신청동기 등을 고려해 선정) 3) 보증금 1만원 입금 (3월 12일까지) - 보증금은 노쇼방지를 위해 받으며, 멘토링 당일 참석자에 한해 현금으로 돌려드립니다. - 해당일까지 보증금 미입금시 예약은 취소되며, 다른 분께 참석권이 주어집니다. 5. 취소 및 환불 - 3월 15일까지 취소시 보증금 전액 환불 - 3월 15일 이후 취소시 보증금 환불 불가

booking.naver.com

 


남의 집 거실에 모여 앉은 이들, 처음엔 역시나 어색해 했다. 이는 남의 집 모든 프로젝트의 초기 증상. 게다가 멘토링이 실제 가정집에서 진행된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오신 멘티들도 적지 않았다. 상품 페이지에서 멘토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니 남의 집 프로젝트에 대해 어필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장소에 대한 언급을 강조하지 못한 나의 패착였다. 어색할 땐 자기소개지! 각자 어떤 동기로 남의 집 멘토링을 신청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획자 지망생, 김찬미씨의 참석 동기 소개
기획자 초년생, 남태영 씨의 참석 동기 소개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약간이나마 어색함을 달랜 후 본격적으로 이두행 멘토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거창하게 할 이야기는 딱히 없는데' 라던 그가 100페이지 넘는 분량의 강연 PPT를 준비해 왔다. 우선 서비스 기획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서비스 기획자라는 직군은 한국에만 있는 포지션이며, 해외 IT업계에선 세분화되어 수행되는 업무를 뭉쳐 놓은 것이 한국형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라고 한다. 아마 수직적 한국 조직 문화의 특성상 업무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하나의 포지션에 여러 업무를 섞었다는 것이 이두행 멘토의 가설. 아래의 장표가 한국형 서비스 기획자들이 하는 일들이며, 외국에서는 각각의 업무들이 특화되어 별도의 포지션으로 나뉘어 있다.

이두행 멘토가 정리한 서비스 기획자의 업무


각각의 업무에 대한 정의와 업무 사례를 소개한 후 이두행 멘토가 질문을 던졌다.


이 중에서 본인이 생각했던 기획자의 업무는 어디에 가깝나요?


기획자 지망생들은 대부분 Product Strategy와 UX Design을 꼽았다. 이에 그는 "시니어 기획자들도 1년에 1번 정도 맡을 수 있는 업무"라며 "신입 기획자는 대부분 운영 업무부터 시작한다."고 말해주며 지망생들이 가진 환상의 실체를 짚어 주었다. 또한 규모가 큰 IT회사일 수록 Product Strategy는 컨설팅 출신의 전략쪽 전문가들이 맡고, UX Design은 디자이너 혹은 인지 심리학 전공자들의 몫이여서 해당 업무를 경험해 보길 원한다면 스타트업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의 기획자 경력상 가장 뜻깊었던 카카오페이지 때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서비스가 런칭과 동시에 흥하거나, 아예 반응이 없어 망하는 경우는 흔합니다. 근데 초기에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서비스를 흥하게 성장시키는 경험은 흔치 않고 아주 값지죠. 카카오페이지가 그랬거든요."


그는 카카오페이지를 맡으면서 '콘텐츠 유료 플랫폼'이라는 모호한 서비스 정의를 사용자 관점에서 재점검했다. 카카오페이지 런칭시 사업적으로 '이런저런 콘텐츠를 내놓으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레 지갑을 열것이다.' 는 가설에서는 제일 중요한 사용자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었다고 지적하며 오롯이 사용자 관점에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웹툰, 웹소설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 그의 문제제기를 어떤 식으로 문서화했고 팀원들, 더 나아가 경영진들을 설득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었다. 몇번의 까임과 재설득 과정을 거쳤고 그때마다 다른 이들의 이견을 경청했다며 기획자의 덕목으로 '잘 듣기'를 강조했다. 흔히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지칭되는 업무의 팔할은 잘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의사교환은 상호작용입니다. 내 의견만 앞세우기 보다 상대의 의견에 귀기울여 주는 자세가 상대로 하여금 내 의견을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죠. 물론 상대방의 이견에서 더 좋은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그가 카카오를 떠나 글로벌 스타트업인 enuma와 radish에서 일하며 경험한 것과 느낀 바도 공유해 주었다. 두 회사 모두 한국인 창업자가 미국에 법인을 설립한 글로벌 회사여서, 의사소통에 큰 장벽없이 글로벌 업무의 경험을 하고 있다던 부분에서 모든 멘토의 부러움을 샀다. 글로벌 타겟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니 한국 서비스에서의 경험이 100% 먹히지는 않아서 스스로에게도 기획자로서 도전의 연속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업으로서 기획자의 사명감을 짚어주었다. IT업계에서 비개발자가 업무 성과를 인정받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기획 업무에 대해 누구라도 비판한다거나 숟가락을 얹기도 쉽다. 하지만 누구나 기획을 잘하기는 쉽지 않고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품질과 성과가 크게 영향받는다. 카카오페이지가 그랬던 것처럼.



원래는 멘토링 진행에 90분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었다. 근데 140분여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만큼 이두행 멘토가 많은 준비를 해왔고, 이에 맞춰 멘티들도 다양한 질문을 더했다. 이렇게 쉼없이 달려온 멘토링에 대한 멘티들의 만족도는 어땠을까? 이후 진행한 설문조사로 취합한 고객 만족도는 이렇다. (지수가 높을수록 긍정치임)


이 정도면 멘티들이 만족했구나 싶었다. 그렇다면 멘토의 만족도는 어땠을까? "수고하셨어요~ 멘토링 해보니 어떠세요?" 라는 질문에 이두행 멘토 왈.


어우~ 드뎌 끝났네!


내가 적잖은 부담을 드렸구나.. 싶은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강연료도 따로 못드리는 송구함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려 연희동에 있는 쌈밥집에서 조촐하게 식사를 대접했다. 고마워요~ 이두행 멘토님!!



이번 멘토링은 그간의 남의 집 프로젝트와 사뭇 다른 결을 지녔다. 이전까지는 집거주자인 나와 은재형의 콘텐츠를 제공했던 반면, 이번에는 집과 무관한 제3자의 콘텐츠가 제공되었다는 점. 자체 콘텐츠냐? 외부 콘텐츠냐?의 차이. 이에 대해 콘텐츠 소비자인 손님들은 큰 차이를 못느끼는 듯 했다. 한데 이벤트 주최자 입장에서는 손님과의 거리가 이전보다 가깝지 않았다. 이번 판의 주인공은 공간 제공자가 아닌 콘텐츠 제공자이니 말이다.


거실이라는 공간을 활용함에 있어 제공되는 콘텐츠의 주체가 누구냐에 대한 다채로운 실험을 해보며 효과분석을 해야 할 것 같다. 동시에 남의 집 프로젝트가 거실 제공자의 만족을 위함인지, 이 공간에서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손님을 위함인지에 대한 타겟 정의도 재점검해야겠다. 회를 거듭할 수록 남의 집 프로젝트도 양면시장으로 확장되겠다는 촉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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