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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주 Feb 16. 2023

허세

단순함(Simplicity)

매일 필사하는 ‘365일 당신을 축복합니다.’ 중 어제의 내용이 내 마음에 와닿는다.  


"Bless You for 365 days!! 

365일 당신을 축복합니다!

0207

단순함 Simplicity


단순하고 순수해집시다. 용기 있게 우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냅시다. 겉모양에 마음 쓰지 말고 진리 안에 머뭅시다. 밤은 모두에게 찾아옵니다. 그러나 주님을 묵묵히 사랑하고 말없이 일하는 사람의 밤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외형적인 것만 추구하는 사람의 밤은 똑같지 않습니다.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지혜 1.1

Think of the Lord in goodness, and seek him in integrity of heart. -Wis 1.1" 

*출처: 365일 당신을 축복합니다(야고보 알베리오네 지음, 성바오로딸수도회 엮음)


얼마 전에 위와 비슷한 내용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을 읽은 기억이 있어 책장을 뒤져 인용해 본다. 

"남자와 여자 7

여자는 

허세를 부리는 남자를 경계하고, 

남자는 

허영심에 빠진 여자를 경계하라.


남자는 허세를 조심하고 여자는 허영심을 조심해야 한다. 

이를 경계하지 않으면 허세와 허영심에 빠져 삶을 그릇되게 할 수 있다. 

이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출처: 백 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언 315(김옥림 지음-미래북)


남자의 허세와 여자의 허영 중에 내가 여러 번 경험한 바 있는 허세에 대하여 글을 쓰고자 한다. 

허세(虛勢)의 사전적 정의는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이다.

살아오면서 허세 부리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회사에 유난히 헛웃음을 잘 웃는 직원 B가 있었다. 키는 작은 편이고 배는 표시 나게 나왔고, 얼굴은 거무죽죽하고 목은 짧고 두꺼워 외형상 스마트하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행동은 아주 자신만만하고 업무처리도 시원시원하다. 사람 대하는 태도도 가식이 없고 경청하는 태도 또한 훌륭하다. 윗사람 대하는 것과 후배를 대하는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상관에게 비굴하지 않고 후배에게 박하지가 않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 혹은 꼭 해야 할 말은 참지 않고 하는 호방한 성격이다. 술도 좋아하여 회식 자리에서 큰소리로 상관에게 자기의 생각을 전달하는 태도가 후배에게는 멋져 보이고 소신 있는 사람으로 보여 후배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신망을 얻었으며, 그러한 B를 소신에 찬 직원으로 좋게 보는 상사도 많았다. 

하지만 B의 본색이 드러난 것은 이권관계가 내재된 부서의 책임자로 부임된 이후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임원들의 부당한 지시사항을 무조건 수용한다. 자기의 뜻에 이의를 제기하는 부하 직원에게는 폭언을 퍼붓는 등 이전에 그가 보였던 소신과 정의는 사라졌다. 오직 부하직원에게는 자기에게 맹종할 것을 강요할 뿐이다. 이러한 자기의 불합리한 태도를 감추기 위하여 더욱 헛웃음과 큰 목소리를 최대한 활용하였다.

B는 자기 조직의 업무실적을 과하게 포장하여 경영진에 보고한 것이 발각되어 회사를 떠났다. 


G라는 사람이 있다. 일정한 직업 없이 주변 사람들, 특히 학교의 동창과 선후배 사이를 오가면서 그들이 사회생활 함에 있어 어려운 일들을 풀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한 예로, 큰 조직의 후배가 진급 문제에 걸려 고민하고 있다.  G는 자기의 인맥을 활용하여 그 후배의 인사권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수배한다. 그 후 G는 수배한 사람을 활용하여 후배의 진급문제를 해결하고서 답례를 받는다. 

일정한 수입이 없어도 BMW나 Benz와 같은 고급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일을 추진하는 중 헛웃음을 지으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은 회사의 B와 똑같다. 허세의 공통된 증상은 자기 처신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가면인 헛웃음이라 생각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G는 아직 헛웃음을 지으면서 BMW몰고 다니고 있다 한다.


어느 지역의 종교조직에 새로운 책임자 C가 부임하였다. C는 부임하자마자  봉고차를 마련하여 개인차량 이용이 어려운 나이 드신 어머니‧아버지를 교회로 모셔오도록 하는 아주 헌신적인 조치를 취하였다. “제가 마음속에 간직한 가장 소중한 생각은 ‘우리 신도님들께서 신의 은총을 받아 행복하시고 사후에 천국으로 인도되시는 것임’을 여러분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 하면서 유독 신도들 만을 위하여 성직자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내세웠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간부진들과의 불화로 인하여 자기에게 직언하는 간부들을 내치고 자기의 말을 잘 따르는 간부들과 교회를 운영하였다. 얼마 후 시내의 한 식당에서 가정을 가진 여신도를 희롱한 것이 발각되어 종교계에서 추방당하였다. 직언을 하였던 간부들과 교회를 운영하였으면 그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았을 텐데… 쫓겨난 C에게 직언을 하지 않았던 간부들은 새로 오신 목자를 정성을 다하여 모시고 있다. 


가장 눈에 잘 뜨는 허세는 정치인의 허세다. 발달된 대중매체로 인하여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의 실시간으로 국민에게 비치고 있는 현시대에 정치인의 허세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때로는 분노에 휘말리게 한다. 자기가 한 행동을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자기는 절대 그러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허세를 부리니 참으로 화가 난다. 이러한 허세를 제대로 잡아줄 수 있는 것은 언론이다. 하지만 언론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정치인의 헛웃음에 맞추어 대부분의 언론도 같이 헛웃음을 치고 있어 매우 개탄스럽다. 


우리 모두의 주님!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는' 직장인, 생활인, 종교인, 정치인, 언론인들로 가득 찬 세상이 오기를 하나이신 우리 주님에게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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