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1
아홉 살짜리 사내아이에게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쓴 이야기는 잘 이해가 되질 않나 봅니다.
아이를 당황하게 한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공주와 로널드 왕자, 그리고 용의 이야기입니다.
약혼한 공주와 왕자에게 불을 뿜는 용이 나타나서 왕자를 납치해 갑니다. 성에 불이 붙었기에 공주는 불에 타다 남은 종이로 옷을 해 입고 용의 동굴로 왕자를 찾아갑니다. 천신만고 끝에 왕자가 갇힌 동굴 문을 열었더니 왕자가 하는 말은...
"엘리자베스, 너 꼴이 엉망이구나! 아이고 탄 내야. 머리는 헝클어지고, 더럽고 찢어진 종이 봉지나 걸치고 있고. 진짜 공주처럼 챙겨 입고 다시 와."
그러자 공주가 대답합니다.
"로널드, 넌 옷도 멋지고 머리도 단정해. 진짜 왕자 같아. 하지만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파혼했답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아이는 '공주는 언제나 멋지고 예뻐야 할까요?' 란 질문에 답을 해야 했습니다. 아이의 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다. 공주가 아니라도 세상에는 예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주가 못생겨도 공주는 공주일 뿐이다."
아이는 아이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