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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PD Jun 15. 2023

<Let the Right One In> 렛미 인

2011/04/27

[렛미 인]은 영화 연출의 정석을 파괴했습니다.

가장 폭력적인 내용을 가장 서정적인 방식으로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동적인 움직임으로 담았어야 하는 장면을 정적인 시선으로 포착했습니다.

다가서서 바라봐야 할 대상은 지독히 멀리서 관조했습니다.

보여줄 것은 보여주지 않았고, 가려야 할 것은 보여주었습니다.


  

2인샷으로 잡았어야 하는 장면은 단독 샷으로 잡았습니다.

정면에서 바라봐야 할 대상을 후경에서 잡았습니다.

눈높이에서 봤어야 할 대상을 극단적인 앙감과 부감으로 내려보고 올려다봅니다.


  


지독히 낮은 심도로 원경과 후경의 그림은 서로를 배척합니다.

그런 방식으로 영화는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만들었고, 결국 낯선 공간을 관객에게 익숙하게 만들고야 맙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극단적인 이야기입니다.

가장 극적인 이야기를 극적인 방식으로 전달했습니다.

조용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잔상이 남습니다.



  

영화는 11월의 추위처럼 서늘하게 보입니다.

그 서늘함이 어느새 친구처럼 다가옵니다.


[Let Me In]의 서늘한 느낌은 그래서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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