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8
저의 집 아이들은 제 드라마 끝 무렵에는 한 번 정도 스튜디오에 놀러 옵니다. 오랫동안 집에 못 들어온 아빠를 만난다는 핑계지만 유명인들을 한 번 보려는 엄마의 계략이 있답니다. 아직 어려서인지 연예인을 만나는 순간 아이들은 상당히 충격을 입은 듯, 본색을 숨기고 마냥 수줍어 합니다. 며칠 전 이야기입니다. 여섯 살 짜리 둘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성연아, 요즘 아빠 드라마 재미있어?"
둘째가 대답합니다.
"아빠, 드라마는 역시 '일지매'가 최고고, 그 다음은 '미남이시네요', 그리고 '아내가 돌아왔다'예요."
그러자, 아빠는 살짝 마음에 기스가 갑니다. 하지만 참고 말합니다.
" 그래? 그럼 이번에도 아빠 촬영장에 한 번 놀러와야지."
둘째의 대답이 아빠의 마음을 아주 찢어 놓습니다.
"아빠, '아내가 돌아왔다' 촬영장엔 안 가도 돼요. 근데 일지매 이준기 '히어로우' 촬영장엔 꼭 가볼거야. 거기서 만나."
성연아, 이준기의 '히어로우'는 MBC란다. 너는 SBS에서 주는 돈으로 먹고 산단다.
준기군의 '히어로우'가 오늘 첫방이랍니다. 용PD는 SBS를 사수하겠지만, 용PD의 아들은 배신 때린답니다. '히어로우'의 선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