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통해 여행한 Dayara Bugyal 히말라야 트레킹
필자는 여행지를 정할 때 보통 가장 큰 주제(보통 하고 싶었던 액티비티나 보고 싶은 풍경)를 정해서 여행의 콘셉트를 잡는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표는 히말라야 산맥을 트레킹 하는 것이고 (체력과 나이 때문에 히말라야 등반은 쉽지 않기에 그리고 처음이기에 우선 가벼운 트레킹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샤 자한의 사랑의 결정체 타지마할을 보는 것이었다.
오늘은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등산 마니아는 아니지만 등산이나 걷기를 매우 좋아한다. 겨울 한라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적도 있고, 여행 채널을 보면서 여러 나라의 독특한 산을 보면 언제가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필자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인도 동료로부터 자기는 히말라야를 매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젠가 그 트레킹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더니 친히 여행 계획을 세워주고 회사 동료/친구들로 그룹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필자 포함 한국인 3명이 여행에 동행하였다. 히말라야 산맥은 3개국에 걸쳐 펼쳐져 있다. 네팔, 인도 그리고 중국이다. 보통 히말라야 트레킹 하면 네팔을 경유해서 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면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도를 경유해서 히말라야를 가는 외국인들이 많이 없다고 한다. 필자도 히말라야 트레킹 내내 외국인을 본 적이 없다. 17년 넘은 가이드도 이번에 참가한 Dayara Bugyal Trekking에서는 우리가 첫 한국인이라고 한다.
Day 1 (Singapore - New Delhi, India)
비행기 지연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아침 8시 출발이었으나 10시로 연기되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Air India가 지연으로 얼마나 악명이 높은지 몰랐다. (델리에서 귀국 시 5시간 기다렸다는... 그런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단다.)
다행히 인도 친구들이 델리 공항에서 기다려 줘서 무사히 델리 시내에 예약해 놓은 호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짐이 많아서 택시를 탔으면 했으나 인도 친구들이 공항철도를 추천하길래 처음부터 배낭을 메고 서서 가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Delhi Airport Express는 어마 무시하게 좋았다. 일반 지하철/전철과는 차원이 달랐다. 여느 일본/홍콩 공항 철도랑 비슷한 수준이고,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델리 시내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도 않았고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다. 시간은 한 20분 정도 걸린 듯.
문제는 전철역에서 호텔까지였는데 구글맵을 통해서는 걸어서 20분이면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델리 시내를 가로지르는 거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마도 무거운 짐과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자동차 경적소리, 많은 사람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릭샤를 피하느라 더 걸린 것 같다.
같은 날 밤 11시 반 기차를 타고 히말라야 여행객들의 성지 Dehradun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Hotel Bright에서는 짐을 다시 싸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 체크인, 작지 않은 방이 었지만 어른 7명이 들어가 있어서 매우 좁았다 (한국인 3명 인도인 4명).
다른 친구들은 델리 시내 구경 나가고 한국사람들은 잠시 쉬었다가 델리에 살고 있는 내 일본 친구 켄을 만나러 나갔다. 싱가포르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한 3년 만에 다시 보는 것인데도 오래 안된 거 같은 느낌이었다. 인도 유명식당 Pind Balluchi에서 저녁을 먹고 피로를 풀기 위해 델리 스타벅스로 감. 켄과 폭풍 수다 후 그의 결혼을 미리 축하하고 다시 숙소로 복귀 및 출발 준비. 히말라야에서 한겨울에 샤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샤워를 즐겼다.
Day 2 (Dehli - Dehradun - Raithal drive via Uttarkashi)
Delhi에서 Himalaya rest area인 Dehradun까지 overnight train (Nanda Devi Express)을 타고 이동 (7시간 걸린 듯) 2등석 sleeper를 예약해서 걱정했으나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침구용 커버도 새로 주었다. (그러나 기차 안 화장실은 ㅠ.ㅠ)
아침에 Dehradun Railway Station에 도착하니 우리를 trekking 시작 장소인 Raithal까지 데려다 줄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엄청 오랜 기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간과한 것이 바로 이 버스!!! 정말 대관령 100배 난이도의 도로를 8시간 달려야 하는 것이었으니.... 아직도 8시간을 더 가야... 겨우 시작 점에 도착하고 거기 lodge에서 하루 자고 월요일 아침이 되어야 trekking을 시작할 수 있단다.... 토요일 아침에 비행기 탔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어야 trekking을 하다니!! 가다가 아침도 먹고 점심도 먹고 도착하기 전 마지막 시장에 들러서 사람들 생존 물품도 사고... 산맥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뭔가 도시와 다른 느낌이 확 들었다. 공기도 역시 다름! 그러나 아직도 가는 중
8시간 후 오후 4시 반쯤 도착하니 벌써 해는 뉘엿뉘엿... 번개같이 드론 한번 날리는데 동네 할아버지분들도 나오셔서 나랑 같이 폰에 있는 화면 감상하심... 처음으로 한국인도 보시고 드론도 보신 거란다. 산속이다 보니 해는 바로 져버리고... 아~~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심상치 않다 내일 출발할 수 있을까...
Day 3 (Trek to Goi)
전날 저녁부터 내린 눈이 온 세상을 덮었던 월요일 오전... 전날과 다른 정말 아름다운 파란 하늘과 겨울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햇볕, 반대로 밤새 방에서는 추워서 얼어 죽을 뻔하고 당연히 온수도 없다. 그래도 화장실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 그리고 세수와 발은 물티슈 한 장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아직도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단다. 왜 나면 정상의 날씨에 대해서 정부에서 더 보고 있다가 등반 허가증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허가증은 발행되었으나 아직 팀으로 전달은 안되었다고 한다. 같은 숙소에 전날 출발 예정이었던 여성팀이 있었으나 날씨가 안 좋아서 하루 연기되어 우리와 같이 출발하였다.
오전 11시경 드디어 등반 허락 떨어짐!!!! 드디어 히말라야 등반 시작!!! 우리의 첫 번째 camp site인 Goi campsite까지 가야 함... 원래 original plan은 매일매일 다른 camp site로 이동 예정이었으나 정상의 날씨가 안 좋은 관계로 두 번째 Dayara camp site로 가지 않고 첫 번째 Goi camp site에서 2박을 하고 마지막 Barnala camp site로 바로 이동 예정임..... 우리를 위해서 6마리의 당나귀가 텐트, 침낭, 식료품 등등을 배달? 해줌..... 이번 trekking을 위해서 가이드 2명, 우리가 mater of cook이라 부른 네팔 요리사와 도와주는 사람들 2명 (그중 한 명은 정말 Michael B. Jordan와 비슷하게 생김)이 우리와 함께함 그리고 당나귀 6명과 목동? 3명은 이동할 때만 번개같이 나타남... 짐 싸느라 우리보다 늦게 출발해서 다음 사이트에 먼저 도착하는 엄청난 스피드~~ ㅋㅋㅋ 2-3명 팀당 텐트 하나 식당용 텐트 하나 저녁용 텐트 하나 그리고 화장실 텐트 2개가 준비됨... 날씨가 추운 관계로 살기 위해 한국인 셋이 뭉침!
Day 4 (Early morning trek to Bakriya top)
드디어 trekknig 둘째 날 (여행 시작으로부터는 넷째 날...) 정상을 위해서 새벽 6시 출발!!! (원래는 4시에 출발했어야 했는데 ㅠ.ㅠ) 올라가는 내내 다른 view를 선사하는 Himalaya!! 더 이상 할 말이 없음 그냥 가서 직접 봐야 함!!! 첫 번째 peak에 도착 후에 다른 peak까지 가기 위해서 나포함 4명이 계속 등산을 시작했다. 계속 등반하는데...
아.. Gaiter라는 거 처음 써보는데 정말 유용했다. 눈이 발목 위까지 올라오는데 Gaiter 덕분에 눈이 신발에 안 들어간다. Gaiter와 Waterproof 신발 덕에 눈길을 걸었는데도 발이 하나도 안 졌었다. 이래서 겨울 산행에는 waterproof가 필수임을 절실하게 깨달음 (팀원 중에 제대로 된 신발을 준비하지 못했던 친구 두 명은 가이드 명령으로 먼저 컴백할 뻔하다가 겨우 함께 등반 완주)
암튼 계속되는 산행에 날씨가 급격히 안 좋아지기 시작해서 결국 철수하기로 결정... 온 세상이 하얀 산을 마음껏 감상하다가 하산.... 아~ 정말 아름다웠음... 눈 쌓인 산을 아무도 먼저 지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웠던 듯~~ 오늘은 정말 인생 풍경을 본 날이었다. 캠프로 하산하니 우리의 master of cook 께서 엄청 큰 Samosa (인도식 튀김)를 준비해주심... 물론 인도 음식을 먹지 못하는 난 구경만 했지만 ㅋㅋㅋ
Day 5 (descent to Barnala)
이제 두 번째 camp site도 이동하는 날... 오늘도 어김없어 어디선가 멀리서 당나귀 워낭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등산/하산을 번갈아 가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앞의 이틀보다는 걷기에 수월하고 거리도 짧다고 한다. 마지막 캠프 사이트인 Barnala camp site에 도착 후 휴식. 겨울 산행은 camp site에 있을 때가 제일 문제다. 바로 추위! 걸을 때는 몸에서 열이 나니 문제가 안되는데 camp site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니 추위와 싸워야 한다. 정말 신기한 것은 밖은 엄청 추운데 텐트 안에는 셋이 함께 있으면 난로도 없는데 금방 따뜻해진다는 것! 인체의 신비인 것인가.. 잘 때도 몸은 괜찮은데 머리와 발이 엄청 시렸다. (손바닥 발바닥에 살짝 청색증이 나옴 ㅠ.ㅠ) 그동안 베지테리안을 위해서 모든 메뉴가 베지테리안 메뉴였는데 오늘은 특식이 나온다고 한다. 바로 야생닭을 이용한 치킨 요리! 게다가 우리의 친절한 master of cook은 나를 위해서 특별히 야생 닭죽을 끓여 주었다. 네팔 사람들이 요리를 잘한단다. 진짜 잘하는 듯 버너 두 개로 못 만드는 요리가 없었고 (튀김 종류인 Samosa까지 만들었으니....) spices 종류가 많은 요리에 음식양에 따라서 적절한 양을 넣는 것이 이들의 능력이라고 한다. 둘째 날 그분께서 도와주셔서 먹었던 인생 라면 (so called 히말라야 진짬뽕!) 이후로 또 한 번의 인생 닭죽! 야생닭 + 흰쌀 + 소금 + 후추만으로 만들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오늘도 아름다운 별밤을 보면서 이렇게 마지막 밤이 간다... (시작할 때는 언제 끝날까 생각했는데 벌써 끝이라니 ㅠ.ㅠ) 별밤 사진을 많이 찍겠다는 일념으로 삼각대도 들고 갔는데 너무 추워서 겨우 몇 장 건졌다. 게다가 밤에는 어디선가 아생 동물 울음소리도 들려서 무서웠던 마지막 밤
Day 6 (Trek back to Barsu)
히말라야 트레킹의 마지막 날. 벌써 이날이 올 줄이야 ㅠ.ㅠ 오늘은 4시간 정도의 하산 + 8시간의 버스 (또 타야 함 ㅠ.ㅠ) 그리고 밤 11시에 다시 over night train을 타고 델리로 돌아간다. 오늘이 목요일이니 금요일 아침에나 도착하겠군. 금요일부터는 타지마할 여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고 철수 준비. 이번 여행에서 차이 티와 쿠키를 엄청 먹은 듯... 우리를 도와줬던 사람들과 사진도 함께 찍고 물론 master of cook이랑도! 다음에 여길 다시 온다면 꼭 그분을 다시 찾으리~ 길다고 생각하고 왔던 트레킹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이야. 마음속에 정말 오래 남을 풍경을 가지고 돌아간다. 바이 바이 히말라야...
히말라야 루트 : Dayara Bugyal Trekking
Nanda Devi Express (Delhi - Dehradun)
Air India (Singapore - Delhi)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nnapurna Base C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