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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태 Nov 15. 2023

호흡 보기 (Breathe)

심신일여(心身一如), 몸과 마음은 하나다.

운동으로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어느새 명상으로 연결된 수행이 된 듯하다.

어쨌든 즐겁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해진 느낌이다.


시속 20~25km로 부지런히 밟아 10km 목표점에 다다르면 새벽공기에도
온몸이 땀으로 적셔진다.

멈춤, 가부좌 틀고 앉아도 열기는 쉽사리 내리질 않는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 보면 가빴던 숨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다.

무덥게 느껴졌던 공기도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되어 오간다.

감미롭고 향긋한 아침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감고 좌정하고 있던 내 옆 자리를 오가던 아재와 아줌씨들의 수다도

소곤소곤 속삭임으로 잦아든다.

모든 걸 감싸 안은 하나로 어우러진다.



호흡은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통로란다.

내 몸이 힘들고, 지치면, 호흡도 거칠고, 마음조차 불안해진다.

몸이 릴랙스 되면 어느새 호흡도 제자리를 찾고, 불안했던 마음도 평정심을

되찾아간다.


언젠가 자랑스러운 우리 양궁선수들이 금을 향해 과녁에 활을 쏠 때 화면

한 모퉁이에 자리한 심박수를 본 적이 있다. 심박수가 80 bpm(분당 80회) 대면

무조건 과녁의 한 중앙, 10점이다.
7, 8 이하일 때 심박수는 어김없이 100 bpm, 심지어는 120 bpm이다.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노라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니,

살아있음에 감사할 수밖에...

호흡은 억지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내버려 둬도 저절로 하게 되니,
그 호흡을 지켜보면 내 마음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단다.

내면관찰!


돌아보니, 나만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물들은 모두 호흡하고, 호흡을 통해 서로 나눔을 하고 있으니,
너와 나를 가린다는 것이 우스울 따름이다.


너와 내가 아니라, 들숨 날숨을 통해 서로 공기를 나누는 사이이니,

식구(食口) 못지않은 기구(氣口)라 해야 하나?

준 것 없이 미운 사람, 받은 것 없는 데도 고운 사람이라던가?

기(氣)와 케미가 맞으면 그저 좋다.

즐거움이 가득 찬 내 마음이 바라보는 세상은 낙원인데,
우울한 내 마음에 비치는 세상은 지옥이다.
결국 내가 문제다.


음식(地) 없이는 3주를 버티기 힘들고,

물(水)은 3일,

체온(火) 유지는 3시간이 한계인데,

숨(風)은 3분이 생명의 한계점이라 했던가...

하루에 2만여 회를 드나들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제대로 알아차리 지를 못하고 살아간다.


너무나 소중한 생명의 근원임에도 늘 함께하다 보니, 귀중한 줄 모른다.

귀중할수록 함부로 대하게 되나 보다.


다시 호흡을 보며, 감사를 보낸다.

아직도 잘 버티고 살아있는 내게 감사,

이토록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해 준 강과 숲들에 감사,

함께 해준 이웃에 감사,

모든 것을 감싸 안고 하나로 연결해 준 대자연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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