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한국 단편소설
하늘이랑 함께 있다..
종국이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현정이 카페 안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다르게 말했을 것이다
소연은 왜 거기에 껴있는 거며
소연도 함께 있는 건 왜 말하지 않는 거며...
현정은 카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전화로 종국에게 화를 내고 끊어버리고 다시 소연에게 전화해서
욕설을 퍼부었다
“야 이 미친년아-!
그딴 식으로 살지마 그런 식으로 하니까 이혼당하고 그렇게 살지
거짓말은 왜 하니?
너 그거 알아?
영미도 처음부터 너 조심하라 그랬어 -! ”
엥?
영미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소연을 향한 마음은 안쓰러움과 미안함이었다
옆에 서 있던 영미는 무슨 상황인지 헷갈렸다
감정 컨트롤을 못한 현정이 자기의 문제에 영미까지 끌어들였고
소연과 영미의 관계까지 끊어버린 것이다
사실, 웃기는 사실은
현정과 소연이 가까워지려고 할 때
영미가 소연에게
“ 현정을 조심해야 될 거 같아.. 목적을 갖고 다가오는 거 같지 않아?”
라고 말한 적이 있었고 그런 말에 소연은 현정과 거리를 둔 부분도 있었다
정작 현정을 조심했어야 할 사람은 영미였던 것이다
한 번은 학교 끝나고 셋이서 쇼핑을 한 뒤 현정이 소연네 집에 가서
함께 와인 마시고 놀다가 잠을잔 적이 있다
다음 날 소연은 용진과 밖에서 만나기 위해 일찍 나가버리고
현정 혼자서 소연네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때 마침 여의도에 사는 소연의 엄마가 딸의 집에 방문을 했다
소연의 엄마는 키도 크고 늘씬한 현정이 샤워하는 모습을 엿보게 되었고
자기 딸년 집에서 알몸으로 있는 젊은 여자의 꼬락서니가 영 불안했다
갑자기 들어온 사람이 자신이 아닌 용진이었다면?
혹여 용진이 딴 맘을 먹는다면..
경계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현정에 대한 경계심은 엄마로 하여금
딸에게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당부하게 된다
어쨌든,
현정의 “ 영미도 너 조심하라고 했어 ”라는
말과 함께 소연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없었다
소연
남편이 진 빚을 갚느라 동대문 새벽시장에 나가 옷을 떼와 팔다가
망해서 술집에 나가게 되고
텐프로로 이적해서 성공적으로 스폰을 픽업한 그녀
온 가족을 먹여 살릴 정도로 막강한 스폰의 힘으로
빚 청산을 넘어 재벌처럼 보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연은 밖에서 종국의 무리와 술판 벌이고 있으며
용진과 사랑 없는 섹스를 하는 그 순간에도
그녀가 낳은 세명의 아이들과 홀어머니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