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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령기를 대하는 자세 1부

단편 소설

by 크리스

*소설에 등장하는 모두 이들은 3년안에 결혼을 하게된다




정말 우리 동기 중엔 인재가 없어..


얼굴이 이쁘다던지 잘 꾸민다던지


그나마 인사팀 혜승 선배가 관리능력은 갑이지..


얼굴은 아쉽지만 말이야..




올해 S전자에 입사한 규섭은 2달간 관계를 이어간


고2 여고생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한탄을 했다


'왜 주변에 괜찮은 여자가 없는 거냐고..'


대안 없이 미모의 여고생 여친과 헤어진 이유는


3달 동안 핸드폰비를 내주는 것도 짜증이 났고


어린 여성에 대한 환상도 사라져 버렸다


단순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관계가 지속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선

육체적 사랑 외에도 채워져야 할 것이 많다


뭔가 스토리가 필요한데

응석받이와 만나는 그림이다보니

스토리는 나오지 않고


연료 없는 레이싱카처럼

달리다가 그대로 멈춰버린 기분이다


정말 동기 중엔 여자가 없다






동기 중에 미소는 눈이 크다


피부도 좋고 귀엽게 생긴 편이지만


너무 말랐다


그래서 볼륨감이 없다


후하게 쳐줘도 비급 이상을 주기는 힘들다


길거리를 지나쳐도 다시 돌아볼 정도는 전혀 안된다


그런 미소는 남의 이야기를 참 잘 들어준다


반짝이는 눈


바로 S대 출신의 품격이란 거겠지


그런 매력에 끌려 규섭은 미소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어느 날 영화 약속을 잡았고

함께 압구정 CGV를 가게 되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규섭은 미소를 빤히 쳐다보았다


뚫어지도록…


둘 사이에 놓인 팝콘 위로 볼을 갖다 대며


"뽀뽀해줘"


라고 속 사귀었다


"도랐냐?

..

..

ㅋㅋ

..

“우리가 무슨 사인데?"


라는 반응의 미소였지만

규섭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 뽀뽀 안 하면 나중에 키스하게 될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작된 키스는 영화가 끝나기 직전까지


이어졌고 과도한 스킨 십으로 인해 미소가 입고 있던


셔츠의 단추 하나가 분실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규섭은 …키스와 적절한 스킨십이 끝난 뒤

손익계산을 따져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다


지금 정도의 거리가 딱 손익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미소는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았고


규섭에게 방금 전 행동에 대한 대가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


그리고 규섭은 여자친구가 생겨졌다


규섭은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데이트를 할 때마다 미소는 동생을 데리고 왔고


매번 셋이서 데이트를 하고 자빠져있었다


아니 쓰리썸도 아니고 셋이서 데이트라니..


노래방도 셋이 가고


규섭의 자취방에서 놀 때도 셋이서


늦은 야근을 마치고 잠깐 얼굴 보떄도

반드시 동생을 데려왔다


참고로 동생은 5살 어린 여동생이다


어떻게 동생이랑 저리 친할 수 있단 말인가?


분함을 삭히며 3인 데이트를 참아냈던 규섭이었다


규섭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플라토닉 사랑이었다


물론 어쩌다가 단둘이 있게 되면 둘의 온도는 뜨거워졌다


규섭은 적토마였고 미소는 관운장이 되었다


둘은 거침없이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그럼에도 규섭에겐 둘만의 시간이 부족했다


적토마는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미소가 규섭의 욕구를 완벽하게 채워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규섭은 유일한 해방구인 미소와의 관계에 최선을 다했다


한 번은 인터넷으로 교복을 주문해서 선물로 주기도 했다


"이거 입고 와 ~ 알지?"

.

.

.



그리고 시간은 흘러 ..


반년 후 그 둘의 현재 상태는 남남이다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고

어색했다


그럼에도 규섭은 미소와의 교제 당시를


입사 후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하곤 한다


이유는 바로 미소가 알려준 정보 때문이었다


미소는 인간관계가 워낙 좋아서 친한 사람도 많지만


소문을 죄다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둘이서 건 셋이서 건 데이트할 때마다


화두는 회사 여자들의 소문이었다


그 정보들은 미소가 규섭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이었다


누가 누구랑 만났는데 얼마짜리 가방을 받았데


누구는 한 번도 남자랑 자본 적이 없데


누구 남자 친구가 누구 선배랑 바람났데


등등


같은 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규섭은 동기 형들과 공유를 했고


알짜 정보를 공유받은 형들은


규호를 '연애가 중계'라고 불렀다

물론 미소의 신상과 습관마저도


모두 다 공유가 된 상황이었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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