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낮게 깔린 어두운 안개가 우주선 내부의 홀을 지배하고 있다
"제군들은 이제 곧 지구에 착륙해서 작전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
우주선 홀 안의 대원들은 모두가 일제히
극심한 긴장감을 느끼며 서있으며
눈꺼풀만 희미하게 떨릴 뿐
몸의 어떤 부위도 미동조차 않는다
이번 미션의 연합군은
이미 이전에 출격한 3개 군단이 모두 실패했기에
4번째 출격이다
이전 미션에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군단까지
연합을 해서 총 7개의 군단이 연합군으로 뭉쳤다
이번 '지구 침략' 작전이 실패하면 우리 A 별의 주가도 상당히 떨어져서
총체적 위기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연 지구란 별의 여자란 종족은 얼마나 강하길래 번번이 실패한 것인가?
미션에 앞서 두려움이 밀려올 뿐 성공에 대한 일말의 확신이 없다
전 우주에서 우리 남자족의 문명보다 전투력이 강한 종족은 없다
집채만 한 헐크 족도, 보이지 않는 프레데터 족도, 못생긴 에일리언 족도,
느림보 E.T 족도,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프리더 족 조차 남자족은 계획대로 전멸시켰다
어떤 무기가 있길래?
지구별의 여자족 앞에서 우리 A 별의 남자 족은 번번이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있는가?
가장 무서운 사실은 앞서 출격한 3개의 군단에서 고향으로 복귀한 병사는
단 한 사람도 없었고 시체조차 거두어들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남자족 최고의 두뇌 제갈 공갈과 제길 박사의 연구결과
가장 효율적이고 위력적인 공격 방법을 고안해냈다
여자족의 몸 겉에서 내부로 이어지는 구멍 중 몸 중심에 있는 구멍에
바이러스를 침투시켜서 멸종시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군 통수 사령부를 납득시킨 내용이었다
하지만 여러 개의 구멍 중 어느 구멍인지 분별이 어렵기에
그 구멍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센서를 액화시켜 병사들의 체내에 주입시켰다
처음 사용해보는 생소한 방법이지만 여자족을 만나는 순간 센서는 작동한다고 한다
드디어 우주선의 게이트가 열린다
병사들은 사지가 절단돼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4차 출격 보고서
보고서 1.
결론적으로 발기 센서와 바이러스 투입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모든 남자족은 지구에 도착하는 순간 센서의 기능을 바로 터득할 수 있었다
여자족 일원에 가까이 다가가 접촉되면 자동적으로 성기 부분이 발기되고 추진력이 가동된다
지구에는 여자족만 존재하는 줄 았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1번째 군단이 출격한 2300년 전부터 제3군단이 출격한 110년 전까지
투입된 병사들은 여전히 남아 변이를 일으키고 지구 내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두 종족은 포획과 공존의 상태였고
병사들은 패잔병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패배의 충격과 오랜 시간이 흐른 탓인지
모집이 전혀 되질 않았고
임무수행에 대한 의지는 완전히 망각한 상태였다
우리 연합군은 상관치 않고 공격을 했으나 여자족의 유전자는 강력했다
우리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남성 족의 바이러스가 씨앗으로 변이 되어
여자족의 몸 안에서 자라나 임신을 하게 되고
여자족 일원은 죽고 남성족의 아이가 태어나게 되어있는데
어찌 된 바인지 여자족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남성족의 씨앗조차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랜덤으로 여성과 남성이 번갈아가며 태어나는 등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일어났다
전면적인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
보고서 2.
우리는 상부의 지시대로 정신적인 침투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명: 남아선호 사상
여자 족들의 번식을 확률적으로 줄이는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대로라면 여자족의 멸종은 시간문제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